[시사의창=이태헌 기자] 경남 거창군이 2026년을 '거창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거창군의 '수치'로 증명된 성과는 인정하되 '1,000만이라는 과감한 목표'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냉철한 시각을 담아 긴급 진단해본다.
감악산 꽃별여행축제 모습(사진 거창군청 제공)
인구 감소 소멸 위기 속에서 관광을 지역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는 의지는 높이 살만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실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본지가 입수한 거창군의 기획 분석 자료를 토대로 거창 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 데이터는 '성장'을 가리키고 있다
우려와 달리, 거창군이 제시한 성적표는 꽤 구체적이다. 2025년 1월 관광진흥과를 신설하고 관광을 '행사'가 아닌 '산업'으로 접근한 결과, 1년 만에 유의미한 변화가 포착됐다.
KT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거창군 관광객 수는 653만 7천여 명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다. 외부 관광객의 관내 소비액은 705억 9천여만 원으로 6.2% 늘어났으며, 식음료 및 쇼핑 업종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단순 방문에 그치지 않고 머무르는 관광으로의 체질 개선도 일부 성과를 냈다. 창포원과 수승대의 야간경관 조성 등을 통해 관광객 평균 체류 시간을 전국 평균보다 7시간 이상 긴 24시간 48분까지 늘렸다. 이는 거창군이 내세운 '체류와 소비' 중심의 전략이 어느 정도 적중했음을 시사한다.
구인모 거창군수가 군의원들과 함께 감악산꽃별축제현장을 방문한 모습
◇ '예산 투입형' 성장의 한계와 1,000만 목표의 괴리
그러나 이러한 성과 뒤에는 '재정 지원'이라는 부스터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관광객 유입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 '3GO(꽃보GO, 혜택받GO, 거창여행하GO)' 프로그램은 여행비의 50%를 군비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고 있다.
산업관광(332% 소비율)과 3GO 사업(267% 소비율)이 '저비용 고효율'을 달성했다고는 하나, 관광객의 자발적 방문보다는 인센티브에 이끌린 방문이 상당수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원금이 사라진 후에도 이들이 거창을 다시 찾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2026년 1,000만 관광객 달성'이라는 목표는 현실성에 의문부호를 남긴다. 2025년 653만 명에서 불과 1년 만에 350만 명 가까이, 즉 5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거창한나라 웰니스'라는 스토리텔링과 42건의 연계 사업을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물리적인 접근성과 인프라의 한계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달성하기에는 다소 벅찬 수치라는 지적이다.
◇ '구호'를 넘어 '자생적 경쟁력' 증명해야
거창군은 국비 공모사업으로 3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고, 민관 협력 구조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치유'와 '야간관광'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방향성은 잡혔다. 하지만 '거창방문의 해'가 요란한 빈 수레가 되지 않으려면, 보조금으로 만든 숫자가 아닌 콘텐츠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2026년은 거창군이 '돈으로 산 관광객'이 아니라 '매료된 관광객'으로 1,0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그 자생력을 시험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거창군 #2026거창방문의해 #거창관광 #거창9경 #3GO여행 #관광산업 #지역경제활성화 #거창창포원 #이태헌기자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