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경남 거창군의 재정 '비상금'이자 '저수지' 역할을 해오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거창군의회에서도 이미 지난해 이러한 기금 고갈 위기를 강도 높게 경고한 바 있어, 집행부의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재정안정화기금 고갈 우려가 높다(ai이미지)

본지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거창군 통합재정안정화기금(구 재정안정화 적립금 포함) 운용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거창군에 확인한 결과, 2019년 1,6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던 기금은 2025년 말 543억 원(전망치)까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성 초기 대비 약 66%(2/3)가 증발한 수치다.

이러한 가파른 기금 소진에 대해 거창군의회는 일찍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홍희 의원은 지난 2024년 8월 열린 제281회 거창군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민선 8기 과도한 사업 확장 이대로 괜찮은가?"라고 반문하며 집행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을 질타했었다.

당시 이 의원은 "2019년 1,600억 원이나 있던 기금은 2023년 연말 기준 800억 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2024년) 6월 현재 200억 원으로 줄어 서서히 곳간의 바닥이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업의 군비 부담액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경고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기금 흐름을 살펴보면, 2022년 말까지 1,347억 원을 유지하던 잔액은 정부 세수 결손에 따른 교부세 삭감이 본격화된 2023년부터 급락했다. 거창군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2023년에만 565억 원을 사용했고, 2024년에도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의료복지타운 부지 매입 등 대형 현안 사업 추진을 위해 610억 원을 사용했다.

다만 거창군은 2024년 중 예치금 회수와 적립(410억 원)을 병행하여 연말 잔액을 635억 원 수준으로 맞췄으며, 2025년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통해 재원 절감분 314억 원 등을 추가 적립해 내년 말 잔액을 543억 원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홍희 의원이 지적한 대로 한때 200억 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기금의 변동성이 크고, 국세 수입 저조가 지속될 경우 기금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재정 절벽'에 대한 위기감은 여전하다.

거창군 관계자는 "정부의 교부세 감액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민생 경제 활성화와 현안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위해 기금 투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며 "세출 구조조정과 경상경비 절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기금을 꾸준히 적립하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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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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