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 경남 거창군이 추진 중인 ‘대동리 회전교차로 경관개선사업’을 둘러싸고 지역 언론과 군청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5일 오후 거창 대동리 회전교차로 공사중 모습(드론 촬영)
아림신문과 서경신문은 각각 “영혼 없는 사업”, “싸늘한 눈길”이라는 기사에서 사업 타당성과 절차, 조형물 상징성, 화장실 설치 문제 등을 집중 비판했고, 거창군은 연이어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지역 주간신문인 거창 아림신문은 지난 8월 21일자에 ‘영혼없는 대동리 회전교차로 경관개선사업’이란 제하의 보도에 이어, 서경신문은 8월 25일자 보도에서 ‘사업비 20억, 대동리 회전교차로 경관조성사업, 싸늘한 눈길'의 제하로 각각 대동리 회전교차로 경관개선사업의 문제점과 주민여론을 반영한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거창군에 따르면 이 사업은 총 사업비 20억 900만 원이 투입돼 2024년 4월 착공,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교통 환경 개선과 도시 미관 향상,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 활성화가 주된 목적이다. 사업 내용에는 회전교차로 중앙 분수대와 조형물 설치, 차도·보도 정비, 공중화장실 신설, 한국전력 시설물 이전 등이 포함됐다.
언론 보도에 제기된 ‘밀어붙이기식 행정’ ‘주민 의견 수렴 부족’ 지적에 대해 거창군은 주민설명회 4차례, 군의회 보고 5차례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또한 역주행 방지, 공중화장실 설치, 한전 시설물 이전, 병·의원 정차 공간 확보 등 주민 의견이 설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상징성 없는 조형물’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군은 2020년 경관계획 보고서를 토대로 전문가 검토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세계에 거창을 담다(구형), 사과, 들판, 군민 단합, 지역 산업과 자연환경”을 상징하도록 설계했다고 해명했다. 단순 장식물이 아니라 도심 랜드마크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5일 오후 거창읍 대동리 상공에서 군청방향으로 바라본 대동로타리 모습(드론 촬영)
교통약자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차도·보도 분리, 우회전 차로 재배치 등으로 노약자·장애인·유모차 이용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주차 공간 축소 우려 역시 회전교차로 내부는 원래 주차장이 아니었으며, 불법 주정차와 역주행이 문제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늦장 공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허가 협의와 한전 지상기기 이설 등 필수 절차로 인해 일정이 길어진 것이며,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화장실 설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존 개방화장실의 시간 제한 문제를 들어, 누구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화장실 설치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창군이 보도자료마다 “정정보도 요청”과 “언론중재위 제소 검토” 입장을 반복적으로 내놓는 데 대해 ‘지역 언론의 정당한 지적을 제약하려는 압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군이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보도마다 언론중재위 제소를 언급하는 것은 사실상 지역 언론에 제갈을 물리려는 편협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존중하기보다 방어적 대응에 치중하는 것이 오히려 군민 사회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거창군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시설 공사가 아니라 교통안전 확보, 도시 경관 개선, 주민 편익 증진,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종합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군은 오는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마무리 중이며, 사업 완료 후 대동리 일대가 새로운 지역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인모 군수도 각종 행사장 방문 인사말 기회가 있을때 마다 최근 이를 집중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민 A씨는 "전임 이홍기 군수에서 시작된 대동로타리 공사가 양동인 전 군수, 구인모 현 군수를 거치면서 공사규모를 '늘렸다' '줄였다' '뜯어고쳤다'를 반복하는 등 3명의 군수가 바뀌는 동안 대동로타리가 곤욕을 치뤄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만약 내년지방선거에서 또 군수가 바뀌면 대동리 회전교차로 사업도 또 뜯어내고 새로 공사를 하는 사태가 반복될 것 아니냐"하는 우려를 제기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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