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 그동안 노숙자와 취객들의 고성방가, 잦은 시비와 난동으로 보행자와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불러왔던 거창읍 강변로 중앙교 북측 아진프라자 앞 정자목 쉼터가 내일(14일) 전면 철거된다. 본지가 지난 10월 20일 단독보도로 해당 쉼터의 난동·기물파손 사태와 주민 고통을 집중 보도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잇단 민원에 철거가 결정된 거창 정자목 쉼터에 철거 현수막이 게첨된 모습
거창군은 최근 아진프라자 앞 정자목 쉼터에 ‘정자목 쉼터 용도 변경 안내’ 현수막을 내걸고 “주민안전 및 통행편의를 위해 정자목 쉼터를 철거하고 보행공간으로 전환합니다. 철거일자 2025.11.14.(금)”라고 공지했다. 이번 조치는 쉼터를 둘러싼 상습 소란과 생활불편에 대한 주민 민원이 누적되고, 정자목 데크 철거와 보행공간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데 따른 후속 행정 조치다.
앞서 본지는 지난 10월 20일 오후 아진프라자 앞 정자나무 쉼터에서 취객 난동과 쉼터 장의자 파손, 이어진 폭행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상황과, 노숙자·취객 상습 점거로 인해 인근 주민과 어르신들이 기존 쉼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태를 보도했다. 당시 주민들은 “심야 고성방가와 소란이 일상화돼 사실상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며 쉼터 철거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거듭 요구해 왔다.
이후 거창읍사무소는 10월 31일 류현복 읍장 주재로 주민·이장·어르신 대표, 아진프라자 입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자나무 쉼터 철거 관련 주민의견 수렴회’를 열어 데크 철거와 원상복구, CCTV·조명 보강, 철거 후 대형 화분 설치 등 여러 대안을 논의한 바 있다. 주민들은 당시 회의에서 “상습 소란으로 생활불편이 누적됐다”며 “뒷북행정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행정은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구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철거 결정은 당시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군청과 읍사무소가 정자목 쉼터 데크 구조물을 걷어내고, 보행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쉼터가 사라지면 그동안 음주·노숙·잡음의 진원지가 되던 공간이 인도와 연계된 보행로로 바뀌어, 통행 안전성은 일정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진프라자 입주민 자치회는 정자목 쉼터 철거 소식에 대해 “그동안 주거환경 악화로 큰 불편을 겪어왔는데 군 당국이 결국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철거 이후에도 취객과 노숙자들이 다시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로 체류 공간이 아닌 통행·경관 중심 공간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후속 대책을 주문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철거 이후 관리’에 대한 우려도 병존한다. 단순히 데크와 의자만 제거할 경우, 인근 공간이 다시 노숙·음주·흡연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CCTV·야간 조명 설치 △주변 공용화장실 설치 △야간 순찰 강화 등 패키지형 관리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창군은 정자목 쉼터 철거 후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주민 안전과 통행 불편 해소를 위한 조치”라며 “철거 이후 현장 상황과 주민 의견을 계속 들으면서 후속 정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자목 쉼터 철거는 노숙자·취객 난동으로 촉발된 생활 민원이 언론 보도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향후 실제 현장에서 ‘밤이 조용해졌는지’, ‘보행이 편해졌는지’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번 조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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