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삭감된 예산 되살리려는 군의원들의 심폐소생술(CPR)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승인 2024.09.10 14:28 | 최종 수정 2024.09.11 09:37 의견 0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시사의창=이태헌 기자]거창군의회에서 부결된 '거창군 화장장 건립 관련 용역 예산안' 2억3천만원에 대해 재의결할 수 있을까?

정답은 '재의결할 수 있다'이다.

'거창군의회 기본조례'와 '거창군의회 회의규칙'에는 이와 관련한 별도의 규정은 없으나, 국회법이나 지방자치법을 살펴보면 가능하다, 단 동일회기가 아니어야 한다.

국회법 제92조에 따르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삭감되어 확정된 예산안도 일사부재의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규정을 곱씹어 보면 '같은 회기 중'이 아니라면 발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회법 92조가 규정한 일사부재의라는 것은 통상적으로 한 번 부결된 안건에 대해서는 같은 회기에 재발의를 금지하는 것이고 회기가 다르면 국회법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

따라서 거창군의회도 제28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삭감 의결된 '거창군 화장장 건립 관련 용역 예산안' 2억3천만원에 대해 예정된 다음 임시회에서 재 요구 발의되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심의 의결하면 된다.

내달 23일부터 제282회 임시회가 예고되어 있다.

이홍희 표주숙 의원 등 예산안 삭감에 나섰던 의원들은 "몇 평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이라는 내용도 없었고 또 지금 경찰서나 권익위에 고발도 돼 있고 또 진정되어있기 때문에 좀 시간을 늦춰도 된다는 의미에서 삭감했고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군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차분히 처리하자는 뜻이다"고 삭감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화급을 다툴만큼 시급한 사안은 아닌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지 군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군수를 비롯한 집행부도 혹여 군수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마구 밀어부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고 차분해지기를 바란다.

이재운 의장은 무리하게 의회를 운영하려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본회의에서 삭감한 예산을 살리기 위해 원포인트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치 군수가 요청해온 예산 승인을 위해 안달 난 의장으로 군민들에게 비치고 있다.

10월에 임시회가 있고 12월에는 정례회가 있다.

그때 해도 늦지 않을 것을 굳지 예정에도 없던 원포인트 임시회까지 열어가며 삭감예산을 되살려 주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후반기 거창군의회 출범 후 의사봉을 쥔 이재운의장의 리더십과 정치력이 혹독한 시험을 치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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