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경남 거창박물관에 항일항쟁사 전시코너에 전시 중인 독립유공자 고 주남선(朱南善, 1888~1951) 목사의 유품 가운데 일부에 사실과 다른 품목이 포함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좌측 사진은 논란 전 전시 모습, 우측사진은 최근 전시 모습.(점선원안 새찬송가)

거창박물관은 1층 전시코너에서 주남선 목사의 유품 3점(벼루, 성경, 새찬송가)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새찬송가’는 목사 생전 실제로 사용된 유물이 아닌 사후인 1962년 발간된 도서임이 최근 확인됐다. 주남선 목사는 1951년 작고했으며, 새찬송가는 1962년에야 최초 발간됐다.

이 오류는 지난 5월, 거창 집회에 참석했던 목사 한 분이 거창박물관을 관람하던 중 관련 유품에 문제점을 박물관 측에 알리면서 드러났다. 현재 박물관은 문제가 된 새찬송가를 펼쳐진 성경책 아래에 덮어놓은 채 전시하고 있다.

거창박물관 관계자는 "확인해본 결과 새찬송가는 1962년 최초 발간된 것이 확인되어 생전에 사용한 유품이 아니란 것은 밝혀졌으나 그렇다고 당장 어떻게 처분하기가 난감해 펼쳐진 성경책 밑에 덮어둔 상태로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계 관계자는 “표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 유품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도 별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전시장 진열대에서 제목을 아는 사람은 누구든 오류임을 알 수 있다”며 “오늘날 휴대전화 촬영 등으로 순간적으로 오류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주남선 목사의 이름과 관련 유품은 한국 교계와 거창 지역에서 큰 의미를 갖는데, 오류가 포함되면 반기독교적 시각에서도 곤혹스러운 일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독교계 관계자는 “주남선 목사 자료와 성함은 거창교회가 주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유품이나 역사자료 오류 문제로 유감스러웠던 일이 많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거창기독교 120년사 집필자인 박태안 목사는 "새찬송가는 객관적으로 유품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지만 함께 전시되고 있는 성경에 대해서도 유품 여부의 확인이 필요하다"며 "공공박물관으로서 전시물은 사실에 입각한 역사이므로 철저한 고증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6일 오후 거창박물관 주남선 목사 유품 등 항일운동 사료 전시 모습

주남선 목사는 경남 거창 출신으로 본명은 주남고(朱南皐)이다. 그는 1909년 오형선·조재룡과 함께 기독교 신자가 되어 거창읍교회(현 거창교회)를 설립하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정국기 동안 대표적인 목회자이자 항일운동가, 교육자로 활동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만세시위를 주도하고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앞장섰으며, 오랜 옥고를 치르는 등 민족운동의 한가운데를 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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