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거창대학과 남해대학 두개의 도립대학을 거느린 경남도가 이들 두 대학을 창원대학과 통합하는 방침을 정해놓고 이를 실행에 옮기다 주민의견수렴 없이 일방적 통합추진에 반발한 거창지역 군민사회단체들의 예상치 못한 반발에 움찔하고 있다.
거창지역 8개 사회단체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더나은 거창대학을 위한 거창군 범군민사회단체 대표자 연대'(일명 범사련)을 결성하고 군민의 자긍심인 거창대학교가 군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통합방침이 결정 추진되는데 심히 우려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경남도에 전달하는 등 일방추진에 반발하고 나섰다.
부랴부랴 주민의견을 수렴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주민의견 수렴이라기보다는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제는 '통합'이라는 단어가 지역주민들의 귀에 거슬릴까봐 '(국립대)전환'이라는 단어로 슬그머니 바꿔 주민들을 달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 결국에는 학교가 없어질 것이다, 통합을 해야만 살아남는다, 주민반대여론이 교육부 귀에 들어가면 글로컬이 취소된다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주민의견을 대변하고 군민의 편에 서야 할 거창군은 본분을 잊었는지? 경남도의 눈치를 보아서인지? 지역사회단체대표들이 연대를 결성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영 못 마땅한 표정이다.
또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거창군은 거창대학에 판을 깔아주고 있다. 거창군에서는 주민의견을 수렴한다며 사람들을 모아놓고는 거창대학 총장이 나와 통합을 강조한다. 정작 거창군에서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사람들만 모아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거창지역문협회와의 자리에서도 그랬다. 인구교육과에서는 지역신문의 의견을 듣는다며 자리를 마련했다. 거창대학 총장이 올 것이라는 말은 사전에 없었다. 그런데 거창대학 총장이 와서 통합홍보에 열변을 토했다.
지역신문의 한 기자가 행정국장과 인구교육과장에게 "거창군에서 먼저 군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그 내용을 거창대학에 전달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했지만 거창군에서는 "나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거창군의 입장은 무엇인가? 통합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에 대한 입장이 없다. 그렇다고 군민의 의견을 들어 찬반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이럴 때는 군민의 정확한 의견을 들어 군민의 의견을 통합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거창군이 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범사련 등 지역의 사회 단체들이 주민의견 반영 없는 거창대학 일방적 흡수 통합은 안 된다고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거창군 일부 간부공무원이 이들 단체 참가자와 뜻을 함께하는 지역 유력인사에 간접적인 표현으로 참여하지 말 것을 은근히 압박(?)했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이들이 통합을 반대한다며 소문을 내고 음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이들은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통합을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다.
거창대학이 살길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거창대학이 보건대학계열의 학과로 재편 특성화시켜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킬수 있는 구체적 플랜을 통합 방안에 담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현재 추진되는 통합은 실행계획서 어디에도 구제적 특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거창대학교'라는 명칭만 사라지고 캠퍼스와 시설들이 창원대로 넘겨지는 그저 흡수통합에 불과할 뿐이다.
경남도의회 거창대학 행정사무감사에서 거창대학 간호학과는 2차 실행계획에는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창군에서는 이에 대해 알고 있었는가?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 하고 있는가?
거창대학에서는 '통합'이라고 써놓고 '전환'으로 읊어면서 지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통합과 전환은 분명 크게 다르다. 거창군민들은 이 부분에 대해 매우 헷갈려하고 있다.
군민들의 혼동을 바로잡아 주는 일도 거창군이 해야 할 일이다.
거창군수는 실기하지 말고 거창대학 통합에 대해 구체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때다.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종합일간지 국제신문에 입사(1988) 편집국 소속 기자로 부산 경남에서 17년간 근무했으며 2004년 귀향(경남 거창) 도립거창대학과 한국승강기대학교에서 겸임교수 등으로 마케팅 강의를 해오고 있다. 박사학위는 'AHP분석을 통한 남북한 협력방안에 관한 연구'로 경상국립대학교에서 받음(2009)
시사의창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 시사의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