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고창 고인돌 국제학술대회/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이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류 선사문명의 상징인 고창 고인돌 유적을 주제로 국내외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보존과 활용의 길을 모색했다. ‘2025 세계유산축전 고창고인돌, 갯벌’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고창이 세계유산도시로서 도약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세계유산 고창 고인돌 국제학술대회/고창군 제공
▶ 고창, 세계유산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을 다시 묻다
고창군이 ‘2025 세계유산축전 고창고인돌, 갯벌’의 일환으로 16일 오전 고창웰파크호텔에서 ‘세계유산 고창 고인돌의 현재와 미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고창군 세계유산보존협의회(위원장 박현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이규훈)가 공동 주최했으며, 세계 각국의 거석문화 전문가들이 참여해 ‘고창 고인돌의 보존관리와 세계유산으로서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학문적 교류를 넘어, 고창 고인돌 유적의 세계사적 가치와 그 보존·활용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실질적 논의의 장으로 평가받았다. 세계유산 고창 고인돌은 인류 선사문화의 결정체로, 수천 년을 넘어 지금까지 그 형상과 의미를 온전히 간직해온 전북특별자치도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 “머무는 유적지로 거듭나야”… 현장 중심의 보존과 활용 강조
이영문 동북아지석묘연구소장은 기조강연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사시대 유적은 많지 않다”며 “그중에서도 한국의 고인돌은 희귀성과 역사성, 그리고 지역적 특수성에서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적지 보존뿐 아니라 전시공간과 체험공간 조성을 통해 방문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편의시설 확충으로 ‘머무는 유적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유산 고창 고인돌 국제학술대회/고창군 제공
뒤이어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는 ▲고창 고인돌의 조사연구 성과와 향후 과제(정다운·박인영,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 ▲보존관리 현황과 활용방안(장충희, 전북연구원 전북학연구센터)을 비롯해, ▲영국 스톤헨지(헤더 스비어, 잉글리쉬 헤리티지), ▲인도 우산돌(아룬 말릭, 인도 문화부 고고학연구소), ▲인도네시아 사부섬(랑가 아딧탸 다츨란,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교), ▲일본 오유환상열석(사이먼 케이너, 영국 세인즈버리 일본문화예술연구소) 등 세계 각지의 거석기념물 연구성과와 관리 사례가 발표되었다.
이는 단순한 비교 연구를 넘어, ‘거석문명’이라는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이 어떻게 현대사회 속에서 보존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 세계 거석문화의 교류와 공존, 고창이 중심에 서다
이영문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조진선(전남대학교), 김규정(전북문화유산연구원), 고일홍(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윤호필(상주박물관), 윤덕향(전 전북대학교), 최완규(원광대학교) 등 국내 거석문화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다양한 시각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고창 고인돌이 단순한 선사유적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아가 “세계유산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술적 연구와 더불어 지역민의 참여와 문화적 재해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세계유산도시 고창” 향한 도전과 비전
심덕섭 고창군수는 환영사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고창 고인돌의 세계사적 가치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고창이 세계유산 도시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적·학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현규 고창군 세계유산보존협의회 위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2025 세계유산축전–고창고인돌, 갯벌’의 가치 확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준비된 만큼, 고창 고인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적인 거석문화유산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 고창 고인돌, 인류의 유산에서 미래의 자산으로
한편 고창 고인돌 유적은 수백 기 이상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하고 있으며, 탁자식·기반식·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규모와 밀집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 이러한 독보적 가치로 인해 고창 고인돌은 화순, 강화 고인돌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등재 이후에도 지속적인 학술조사와 복원사업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보존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고창 고인돌이 단순히 과거의 유적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문화자산’으로 재탄생할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세계 각국의 거석유산이 그랬듯, 고창 고인돌 역시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세대에게 전할 ‘인류의 문화언어’로 거듭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유산으로서 고창 고인돌이 가지는 가치를 재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세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유산 관리 모델을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최진수 기자 ds4psde@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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