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국내 연기금·공제회의 해외 대체투자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건설근로자공제회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 2건에서 2년 연속 큰 폭의 손실이 발생했다.
안호영 국회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이 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는 2018년 미국 소재 오피스빌딩에 358억 원, 2019년 프랑스 소재 오피스빌딩에 344억 원을 집행했고, 두 자산 모두 최근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프랑스 오피스에서는 2023년 63억 원, 2024년 65억 원의 평가손실이, 미국 오피스에서는 2023년 76억 원, 2024년 77억 원의 평가손실이 각각 발생해 누계 28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배경으로는 ‘공실률 상승’이 지목됐다. 프랑스 자산의 공실률은 투자 당시인 2019년 2분기 5%에서 2024년 4분기 19.8%로 급등했고, 미국 자산 역시 투자 당해 연도부터 공실 20.1% 수준이던 것이 2024년 4분기 22.7%까지 확대됐다. 투자 초기부터 공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공제회는 프랑스의 경우 파리올림픽 계기 지역 경기 회복 기대,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 입주 비중에 따른 안정성이라는 운용사 의견을 토대로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투자를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두 펀드가 부분환매나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라는 점이다. 매각 전까지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 발생 시 대응 수단이 제한된다. 실제 공제회는 관리계획서 징구, 신규 자금 배정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운용사 재량에 속하는 회수 전략에는 개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공제회 내부 리스크관리보고서와 투자심의 과정에서는 이미 “부동산시장 위축 시 매각가 불확실성” 등 회수 리스크가 지적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의사결정 체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현재 공제회는 다수 기관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운용사가 제출한 법률·세무·물리·재무 실사 및 감정평가 보고서를 핵심 근거로 삼아 별도 교차검증 없이 투자를 집행해 왔다. 안호영 의원은 “운용사 자료에 과도하게 의존한 부실한 의사결정이 280억 원이 넘는 손실로 이어졌다”며 “건설근로자의 노후자금이라는 성격을 고려해 투자 전 과정의 검증 절차와 책임 분담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과제로는 △외부 독립자문(세컨드 오피니언) 의무화 △공실률·임대만기·차환위험 중심의 스트레스 테스트 상시화 △폐쇄형 대체투자 한도·만기 구조 점검 △운용사 성과보수의 회수 실현 연동·클로백 강화 △LP 자문위원회(LPAC) 권한 확대와 분기별 공시 내실화 등이 제시된다. 해외 오피스 시장의 구조 변화가 이어지는 만큼, 포트폴리오의 지역·섹터·전략 다변화와 유동성 관리 가이드라인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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