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의원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민간기업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재계 상위 9개 그룹이 올해 내놓겠다고 확약한 금액을 따져보니, 현재 기준 약속을 채운 곳은 삼성과 GS 두 곳뿐이다. 한화는 목표액 4억 원 가운데 아직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특별자치도 정읍·고창)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9대 그룹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금이 출범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삼성·SK·현대자동차·LG·포스코·롯데·한화·HD현대·GS의 누적 출연액은 580억 700만 원이다.

그룹별로 보면 롯데 112억 6,700만 원(다년 협약 잔여분 30억 포함), LG 94억 1,100만 원, 현대자동차 83억 1,500만 원, SK 68억 9,700만 원, 포스코 48억 2,000만 원, GS 24억 2,000만 원, HD현대 14억 6,100만 원, 한화 9억 3,100만 원 순이다. 삼성은 2019년 이후 매년 평균 15억 원대 출연을 이어와 총 124억 8,500만 원을 냈다.

문제는 ‘올해 약속’ 이행률이다. 각 그룹이 2025년에 내겠다고 밝힌 목표 대비 실제 출연액을 점검한 결과, 삼성은 약속액 30억 원을 넘어 32억 8,600만 원을 납부해 이행률 109.5%를 기록했고, GS도 약속한 5억 원을 전액 납부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목표 23억 원 중 9억 3,900만 원, SK는 15억 원 중 2억 5,000만 원만 냈다. 포스코는 10억 원 약속에 3억 원 출연(미납 7억 원), 롯데는 15억 4,000만 원 약속에 8억 5,400만 원 출연(미납 6억 8,600만 원), LG는 15억 원 약속에 8억 3,600만 원 출연(미납 6억 6,400만 원), HD현대는 5억 원 약속에 1억 7,000만 원 출연(미납 3억 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는 목표 4억 원 대비 현재까지 0원이다.

이로써 9대 그룹의 올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약속 대비 실제 출연액은 71억 3,500만 원, 이행률은 58.3%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이들 그룹이 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에 납부한 709억 원과 비교하면, 농어촌 기금은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FTA 이후 수입 개방의 직접적 충격을 견뎌낸 농어민의 피해 회복을 위해 조성된 목적기금의 취지를 생각하면, 재계의 ‘선행 모범’ 요구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윤준병 의원은 “약속 이행까지 석 달도 남지 않았다”며 “대기업이 먼저 상생을 실천하지 않으면 농어민과 농어촌을 두 번 상처내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남은 기간 확약액을 채워 기금 본래 목적에 맞는 지원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계의 결단과 신속한 집행이 긴요한 시점이다. 상생은 선언이 아니라 이행으로 증명된다는 상식이 재벌의 행동으로 확인될 때, 농어촌과 산업의 동반 성장이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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