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운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프로젝트’ 전경(사진_포스코)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파드힐리(Fadhili) 가스 플랜트’ 증설 사업에 수소 유발 균열 방지(HIC) 강재를 처음으로 납품했다.

그동안 플랜트용 HIC 강재 시장은 유럽 철강사들이 독점해 왔으나, 포스코가 아람코의 엄격한 인증 절차를 통과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아람코는 이번 증설을 통해 가스 처리 능력을 하루 2.5억→4억 입방피트로 약 60% 확대하고, 일일 황 생산량도 2,300톤 늘릴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 규모만 77억 달러에 달하며, 삼성엔지니어링·GS E&C 등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HIC 강재는 황화수소(H₂S)가 많은 ‘신맛(sour)’ 환경에서 발생하는 내부 균열을 억제하도록 설계돼, 가혹한 압력·온도 조건의 가스·석유 플랜트 주요 배관과 압력용기에 필수적이다. 아람코 요구 수준은 국제 표준(NACE TM0284)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이번 납품은 포스코의 소재·열처리·검사 기술력이 글로벌 톱티어임을 입증한 사례다.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프로젝트’ 위치


강재 공급 효과는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배관은 현대스틸파이프·세아제강, 압력용기는 범한메카텍, 피팅은 태광이 맡아 국내 업체들이 유럽 경쟁사를 제치고 제작·가공을 수행 중이다. 공급 과정에서 축적된 소재·가공 노하우는 향후 중동·북미 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키우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보호무역 장벽과 고관세 기조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강재 중심으로 수요를 개척해 ‘초격차’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HIC 강재를 비롯해 극저온용, 내해수용 등 특수강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오일·가스 플랜트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초격차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오일·가스 플랜트 시장에서 주도권을 굳힐 계획이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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