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앞 도로가 비었다… 20년 ‘약국 승합차’ 난맥 끝(사진_송파구)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아산병원 정문을 가득 메우던 약국 픽업 차량 행렬이 7월 들어 자취를 감췄다.
송파구청이 지난해 병원 증축 허가 때 “차량 문제를 못 고치면 사업도 없다”는 ‘조건부 칼집’을 꺼내 들고, 병원과 약사회·22개 문전약국이 뒤늦게 고개를 끄덕이며 전용 주차장(P동)과 승하차장을 병원 부지 안쪽에 만들어 가동에 들어간 덕분이다.
1990년대 말부터 풍납동 주민들은 “병원보다 약국차가 더 무섭다”고 호소했다. 승합차들은 손님을 먼저 태우려 버스정류장 앞을 점거했고, 경찰·구청 단속에도 번호판만 가린 채 버텼다. 실제 아산 일대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2023년 1 544건에서 2024년 10월 기준 2 487건으로 47% 껑충 뛰어 구청 보고서에 ‘상습 고질’ 항목으로 따로 적힐 정도였다.
이번 협약은 ‘차 안 대면 약도 못 판다’는 명시적 불이익 규정을 담았다. 약국 차량이 지정 구역을 벗어나면 병원 자동 인식 시스템이 번호를 기록해 구청에 통보하고, 약사회는 자체 징계 절차를 밟는다. 구청은 이달 들어 현장 단속반 33명을 교대로 투입해 주변 도로를 비우고, 불법주정차 무인 CCTV도 추가 설치했다.
서울아산병원 앞 불법주정차로 몸살을 앓던 모습
서울 전체로 넓혀보면 2024년 불법주정차 민원은 148만 건을 넘겨 해마다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도시 전문가들은 “지자체 허가권을 지렛대 삼아 병원·상가 등이 직접 주차 문제를 풀게 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병원 측은 오는 12월까지 암센터 신축에 맞춰 주차동을 수직 증축해 500면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외래·응급 환자 수송로를 도로 밖에서 끊어내겠다”는 게 아산 측 설명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교통 혼잡이 줄자 버스 통행 속도가 오전 피크 시간대 최소 12% 빨라졌다”고 전했고, 구청은 연내 상습 민원 지역 3곳을 같은 방식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풍납동 주민 A씨는 “늘어선 승합차를 피해 횡단보도까지 돌아가던 일이 이제는 추억이 됐다”고 웃었다. 이번 조치로 풍납동 일대 교통 체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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