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비극은 막아야 하고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국격은 지켜져야 한다

편집부 승인 2024.04.05 11:25 의견 0
박근하 변호사
법률사무소 문곡 대표변호사 / 시인 겸 칼럼니스트


[시사의창 2024년 4월호=박근하 칼럼니스트] 안타까운 죽음 아닌 것이 어디 있겠냐 만은 그 중에 가장 안타까운 것은 새파랗게 젊은 아들 딸이 군 복무 중 순직한 것이다. 그것도 전시가 아닌 평화시 대민 봉사활동 중에 조그마한 주의만 했더라면 얼마든지 방지했을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젊은 꽃이 희생 당하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 우리 국민들은 작년 여름 그 안타까운 죽음을 목도하게 된다. 2023년 7월 여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수행중인 해병대 제1사단 소속 채수근 일병이 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의 내성천 보문교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다가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다.

억센 급류 속에서 구명조끼와 같은 보호장비도 없이 무조건 물속으로 젊은 병사들을 몰아넣은 그 어처구니 없는 지시와 명령의 당사자들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궁금해했고 그런 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원했다. 이에 해병대 수사단은 관련자 및 관련 부대를 수사하였으며, 수사 결과를 최종 결재권자인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여 결재받은 후, 경상북도 경찰청으로 이첩하였다. 같은 군부대 내에서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서 외부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종 국방부장관의 결재까지 받고 이첩한 것인데 갑자기 결재권자인 국방부장관이 이첩 보류를 지시하였고, 이에 수사단은 수사자료를 다시 경찰서에서 회수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면서 해병대 사령관 등 혐의자에 대하여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여기부터 사건의 의문점이 시작되며 거짓과 은폐가 가미되면서 그 의문은 지금 2024년 총선정국을 흔드는 뇌관이 됐다. 향후 현 정권과 여당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끼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시작됐다. 그것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채상병 사망 사고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로 입건되어 출국금지를 조치 받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 국방부장관을 주호주 대사에 임명한 것이다.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며 그로 인한 후폭풍은 임명권자는 물론 당사자도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또한 국제외교 관계에서 큰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범죄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인물을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상대 당사국에 어떻게 설명이 될 것인지. 호주라는 나라의 대사는 공무원 1급격인 차관보가 임명되는데 갑자기 장관급이 임명되는 큰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국민들은 정당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정부에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하자 ‘대통령이 주요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한 것은 사법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이자 사실상의 범인 도피 행위’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이다.

지금 작년 여름 한 젊은 해병대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의 조그마한 불씨가 그 과정에 파고든 거짓과 은폐, 부당한 지시의 과정에서 1년 후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불덩이로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균형 있게 성장시키며 세계 무역 10대 강국의 반열에 들고 반도체와 IT 산업의 강국이라는 아름다운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그 수식어를 얻기까지 대한민국은 전후 70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 브랜드가 훼손되는 것은 7일이면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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