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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 2026년 1월호=박근하 변호사] 각자 ‘나의 드라마’가 있을 것이다.
나는 ‘미생’, ‘미스터션샤인’ 그리고 ‘나의 아저씨’를 서슴없이 나의 인생 드라마라고 소개하고 모든 이들에게 추천해왔다. 그 이후에도 ‘제주도 블루스’ 또 최근의 ‘폭삭 속았수다’도 같은 부류에 낄 수 있다.
가장 최근에 흥미롭게 본 드라마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이다. 40대 중후반 서울 수도권 다니는 가장들이 눈물 흘리면서 보았다는 김 부장 이야기는 그 나이 시대 중산층 남자들의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켰으리라 본다.
나는 2014년작인 ‘미생’과 2025년작인 ‘김부장’의 10년의 터울 속에 과연 미생의 장그래의 10년 후의 모습이? 아니면 김동식 대리의 모습? 오상식 차장의 모습이 김 부장의 모습일까 상상을 해본다.
나이나 배경 등을 감안하면 오상식 차장의 10년 후의 모습이 김 부장이라는 개연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2014년 미생의 주인공이 누구든 2025년 김부장이 된다는 것은(물론 드라마 속의 극적인 캐릭터임을 참작 바람) 서글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2014년 미생의 모든 주인공들은 아직도 싱싱하고 팔팔하며 도전적이며 빳빳했던 것 같다. 20대 초반의 고졸 출신의 장그래는 모든 것을 흡수하면서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서 주변을 놀라게 했으며, 30대 초반의 김동식도 바위 같은 듬직함에 노련한 일꾼이며,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오상식 차장도 불의에 못 참고 상사에게 들이받는 패기의 청년이었다.
그런데 김부장의 김낙수 부장은 직장과 사회에서 닳고 닳은, 또 한 편으로는 승진을 위해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가는가 하면, 노후에 에너지를 쏟는 그저 그런 40대 중후반의 모습으로 변한 것 같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김부장에게는 더 이상 미생의 캐릭터를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인가 보다. 사회가 그렇게 10년~15년의 직장 생활 속에 미생의 팔팔한 캐릭터를 김 부장의 것으로 만든 것인지, 씁쓸한 체념을 하게 된다.
사회는 정체되면 안 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전진해야 한다. 불의를 떨치고 정의로움과 바름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상식과도 같은 소리는 미생의 캐릭터들에겐 그대로 상식이다.
그러나 김부장에서 나오는 김낙수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에겐 그 명제들이 갸우뚱할 듯싶다. 김부장에겐 승진과 노후준비가 더욱 중요하다.
미생 캐릭터들의 불안감과 역동성, 그리고 정의로움은 그 나이대에만 가능할 것인가? 그 나이대에서 그 역할을 다 하였으므로 40대 후반의 김부장들에게는 이제 승진과 노후에 신경쓰게 ‘열외’를 시켜줘야 하는가?
12.3 계엄 이후 탄핵과 대선에서 미생과 김부장 세대의 각 선택은 필연적인 것인가?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은 사회와 직장, 가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며, 또한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가진 것으로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보수’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것과 나의 주변을 지키는 것보다는 나를 둘러싼 사회와 국가를 망하지 않게 잘 지키는 것이 진정한 보수가 아닌가?
김낙수 부장이 서울 30억 자가가 있고 통장에 수십억 예금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이 망하면 그것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보수’다.
12.3 계엄에 저항하고 내란세력을 탄핵하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주의자들의 일일 것이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은 자신 주변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사는 터전인 대한민국이 건강하고 부강하고 발전하도록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보수’임을 깨닫고 더욱 보수주의자가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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