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은 오는 3월 22일까지 남도의 풍경을 수묵으로 감상하는 ‘김선두 초대전–색의 결, 획의 숨’을 개최한다. [시사의창=송상교기자]
[시사의창=송상교기자]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오는 3월 22일까지 남도의 풍경을 수묵으로 감상하는 ‘김선두 초대전–색의 결, 획의 숨’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남도 수묵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 한국화의 미학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지역 작가 초대전 기획의 하나로, 장흥 출신 한국화가 김선두가 40여 년간 구축해 온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김선두는 남종 문인화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故) 소천 김천두의 장남으로, 김천두를 시작으로 김선두와 차남 김선일, 손자 김중일로 이어지는 3대 화가의 계보를 잇고 있다. 1980년 일랑 이종상 화백에게 산수화와 장지 기법을 배우며 본격적인 작가 수업을 시작했으며, 1984년 제7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소설가 이청준과 30여 년간 교류를 이어왔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았다. 김훈 소설 ‘남한산성’의 표지화를 그리며 문학과 미술을 넘나드는 작업으로 대중적 인지도도 넓혀왔다.
전시에는 고향의 기억과 남도의 자연에서 출발한 ‘남도 시리즈’를 비롯해 ‘낮별’, ‘느린 풍경’, ‘지지 않는 꽃’, ‘아름다운 시절’ 등 주요 연작이 폭넓게 소개된다. 대형 신작 ‘밤길’과 미공개 작품도 다수 전시돼 작가의 조형적 탐구와 회화적 실천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선두 회화의 특징은 전통 한지인 장지 위에 동양화 분채와 안료를 혼합한 색을 수십 차례 쌓아 올리는 장지 채색 기법이다. 장지의 물성에 따라 색이 천천히 스며들며 겹겹이 축적되고, 그 과정이 화면 위에 ‘시간의 결’로 드러난다. 전시 제목 ‘색의 결, 획의 숨’은 이러한 색의 층위와 붓의 호흡, 움직임을 함께 담아낸 표현이다.
전시는 연대기적 나열을 벗어나 삶과 경험, 사유의 흐름을 중심으로 4개 장으로 구성됐다. 남도 풍경의 서정을 담은 ‘모든 길이 노래더라’, 들꽃 이미지에 깃든 생명력을 조명한 ‘그거이 달개비꽃이여’, 고향의 대지와 삶의 속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사람다운 길은 곡선이라야 한다’, 한국화의 동시대적 의미를 모색한 ‘우리 그림을 위하여’로 이어진다.
시와 그림을 매개로 한 참여형 공간도 마련됐다. 문학인들과 협업을 이어온 김선두는 “내게 시는 지난한 붓질의 이유이자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람객은 작품을 따라가듯 감상하며 남도의 땅과 삶, 자연의 정서를 ‘길’이라는 서사적 모티프로 풀어낸 작가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전남도립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김선두 예술이 지닌 색의 결과 획의 숨을 고요히 경험하며, 남도 수묵의 정신이 오늘의 삶과 회화 속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확장되는지 조명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가 연구와 담론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상교기자 sklov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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