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덕섭 고창군수가 지난 2일 친환경 저상버스 시승 행사를 열고 차량 안전성과 주행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전기 저상버스 4대를 도입해 실제 노선 운행에 들어갔다. 휠체어 이용자와 고령층 등 교통약자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행정 결단이다. 동시에 친환경 전환이라는 과제를 대중교통 현장에 내려보냈다. 교통약자 이동권은 구호가 아니라 차량과 노선, 운영으로 증명된다.
고창군은 2일 친환경 저상버스 시승 행사를 열고 차량 안전성과 주행 성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심덕섭 고창군수와 운송사인 주식회사 대한고속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직접 버스에 탑승해 방지턱과 굴곡 구간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확인하고, 실제 노선 투입 적합성을 살폈다.
“노선 투입, 안전이 먼저다”…현장 검증에 초점
시승 행사의 핵심은 ‘현장 검증’이었다. 저상버스 도입이 곧바로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도로 여건과 정류장 환경에서 안전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군은 저속 구간에서의 차체 흔들림, 정차·출발 시 승객 쏠림, 회전 구간 시야 확보 등 운행 리스크를 짚었다. 교통약자에게 버스는 선택지가 아니라 생활 필수다. 안전이 흔들리면 이동권도 흔들린다.
저상 구조·휠체어 고정장치…‘탈 수 있는 버스’로 바뀐다
이번에 도입된 차량은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타운’ 전기 저상버스다. 휠체어 고정 장치와 넓은 이동 공간을 갖추고, 저상 구조로 설계돼 휠체어 이용자와 어르신 등 교통약자의 승·하차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고상형 차량은 단차가 크고 동선이 좁아, 보행이 불편한 주민에게 사실상 장벽으로 작동해 왔다. 저상버스는 그 장벽을 낮추는 가장 직접적인 해법이다.
교통약자 이동권은 ‘복지 옵션’이 아니다. 의료·복지·교육·시장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생활 인프라다. 한 번 버스를 놓치면 하루 일정이 무너지는 주민이 적지 않다. 결국 주민의 일상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지자체 교통정책의 핵심 지표다.
“버스만 바꾸면 끝?”…정류장·정보·배차까지 같이 가야
저상버스가 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정류장 보도 폭과 승·하차 공간, 승객 안내 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체감 개선은 제한적이다. 특히 휠체어 이용자는 정류장 접근 자체가 어렵고, 고령층은 노선·배차 정보를 놓치기 쉽다. 저상버스 확대와 동시에 정류장 환경 개선, 운행 정보 제공, 민원·불편 사항의 상시 피드백 체계가 따라야 ‘이동권 확보’가 실적으로 남는다.
고창군 ‘최초’ 친환경 저상버스…전환점이 되려면 운영이 답이다
이번 도입은 고창군 최초의 친환경 저상버스 도입 사례다. 의미는 분명하다. 디젤 중심의 운영 관행에서 벗어나 전기버스를 지역 대중교통에 편입시키는 출발선이다. 전기버스는 매연과 소음 저감 측면에서 주민 체감 효과가 크다. 그러나 ‘도입’만으로 성과가 완성되진 않는다. 배터리 관리와 정비 체계, 운전원 교육, 돌발 상황 대응 매뉴얼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운송사와 지자체의 역할 분담이 선명해야 현장 혼선도 줄어든다.
심덕섭 군수는 “이번 전기 저상버스 도입은 우리 군 대중교통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교통약자를 배려한 대중교통 환경 조성과 친환경 교통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창군은 지난달부터 해당 차량을 실제 노선에 투입해 군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향후 친환경 저상버스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관건은 속도와 지속성이다. 전기버스 운행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충전 여건과 예비차 운용, 고장·정비 시 대체 수송 체계까지 준비돼야 한다. 군이 ‘단계적 확대’를 공언한 만큼, 계획과 예산을 구체화해 군민 앞에 공개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군민이 체감하는 노선 접근성 개선, 교통약자 이용 편의 증대, 운영 안정성 확보로 이어질 때 이번 도입은 ‘상징’이 아니라 ‘전환점’이 된다. 고창군의 다음 조치가 성패를 가른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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