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교 (현)CAM방송.뉴스대표


최근 우리 사회에서 20대 남성의 정치적 성향을 두고 ‘극우 보수화’라는 진단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 현상을 단순히 이념의 문제로만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은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축적된 좌절과 박탈감이 만들어낸 방향 없는 분노의 정치화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늘의 20대 남성은 성장 과정에서 한 번도 ‘상승의 사다리’를 실감해 본 적이 없는 첫 세대다. 학력은 보편화되었지만 일자리는 줄었고, 노력은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집은커녕 안정된 미래조차 상상하기 어렵다. 여기에 병역 의무, 취업 경쟁, 사회적 실패에 대한 자기 책임론이 겹치며 이들은 구조적 불안 속에서 고립된다.

문제는 이 분노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사회는 이들에게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부족”이라고 말해왔다. 그 결과 분노는 위가 아니라 옆으로, 구조가 아니라 타자에게로 향한다. 여성, 이주민, 소수자, 진보 담론이 그 표적이 된다. 극우 담론은 이 지점에서 작동한다.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적대 구도로 바꾸고, 좌절을 ‘정당한 분노’로 포장해준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 현상을 증폭시킨다. 알고리즘은 분노를 먹고 자라며, 자극적인 언어와 음모론, 혐오의 언어는 빠르게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20대 남성은 ‘이해받지 못한 개인’에서 ‘공격적인 집단’으로 재편된다. 이는 정치적 보수화라기보다, 사회적 고립의 집단화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첫째, 이들을 계몽의 대상이나 교정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둘째, 도덕적 우월감으로 꾸짖는 방식은 오히려 극단화를 강화한다.

필요한 것은 분노를 설명해 주는 정치다. 실패를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말해주고, 경쟁이 아닌 연대의 언어를 회복해야 한다.

청년 남성을 다시 민주주의의 장으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일자리, 주거, 병역, 교육에서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성별 갈등을 정치적 도구로 소비하지 않는 책임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20대 남성의 극우화는 위협이지만, 동시에 경고다.

이 사회가 더 이상 미래를 약속하지 못할 때, 분노는 가장 단순한 해답을 선택한다. 민주주의의 과제는 그 분노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말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문교 전문위원 kmk47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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