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성탄절을 맞아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곳곳이 아이들의 웃음과 이웃의 온기로 환하게 밝아졌다. 학교와 청소년문화센터, 지역아동센터, 노인돌봄센터, 고려인마을교회, 그리고 마을 산하 고려방송(FM93.5Mhz)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준비한 성탄 행사가 하나로 이어지며 공동체가 함께 완성한 따뜻한 연말 풍경을 만들어냈다.
축제·돌봄·의료·나눔·방송 연계한 광주 고려인마을 성탄행사 풍성/사진=고려인마을 제공
26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먼저 고려인마을노인돌봄센터는 지역사회 후원으로 마련된 사랑의 쌀과 김, 생필품, 적십자 희망풍차 선물상자, 생활용품 등을 어르신과 취약가정에 전달하는 특별 나눔 행사가 진행됐다. 이는 추운겨울 힘겹게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함께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의 메시지가 됐다.
또한 마을 산하 광주새날학교는 24일 학교 강당에서 학생·학부모·마을주민이 함께하는 성탄 축제를 개최했다. 고려인 및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 해 동안 배우고 성장한 과정을 나누는 자리로, 학생들은 합창과 율동, 연극, 악기 연주 등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선 ‘함께의 배움’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어 학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도 당당히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으며, 관객석의 학부모와 주민들은 아이들의 변화를 함께 확인하며 깊은 공감을 나눴다. 2007년 설립된 새날학교는 현재까지 500여 명의 고려인·이주배경 청소년을 배출하며 디아스포라 청소년 교육의 모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청소년문화센터 역시 마을지도자와 부모를 초청한 재능발표회를 개최했다. 아이들의 노래와 춤, 연기는 객석의 웃음과 박수로 이어졌고, 무대와 관객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이 발표회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마을 전체가 함께 키우고 있다는 공동체의 약속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지역아동센터 또한 성탄을 맞아 간식 나눔과 소소한 선물 전달, 공동 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방과 후 돌봄의 현장에서 마련된 이 나눔은 아이들에게는 오래 기억될 하루를, 보호자들에게는 든든한 위로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성탄 기간 동안 마을 지도자들은 질병으로 입원 중인 고려인동포를 찾아 긴급의료비 100만 원을 전달했으며, 고려인광주진료소 의료진 역시 추가로 100만 원을 긴급 지원하며 의료적·정서적 연대를 이어갔다.
성탄의 마지막 장면은 고려인마을교회에서 이어졌다. 교회는 성탄 예배와 함께 아동·청소년과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성탄 선물 나눔을 진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성탄은 물질보다 마음을 나누는 절기”라며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겨울이 조금이라도 덜 춥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마을 산하 고려방송(FM93.5Mhz) 역시 성탄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국내외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성탄 축하 방송도 송출했다. 고향을 떠나 각지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성탄 인사와 공동체의 소식을 전하며, 물리적 거리를 넘어 마음을 잇는 성탄의 의미를 전했다.
화려한 조명은 없었지만, 학교의 무대와 아이들의 웃음, 문화센터의 재능 나눔, 지역아동센터의 돌봄, 교회의 손길, 그리고 방송을 통한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며 광주 고려인마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탄 트리가 됐다. 서로를 향한 나눔의 손길로 완성된 이 겨울의 기억은 새해까지 ‘공동체의 빛’ 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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