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 맵핑·LED로 완성한 한성백제 밤풍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 송파구가 풍납동 토성(풍납토성) 야간경관 조성사업을 지난 9일자로 마무리했다. 2023년부터 약 2년간 이어진 사업으로, 지난해 동성벽 중심의 1단계에 이어 남·서·북성벽 구간까지 정비를 끝내며 ‘밤에 걷는 풍납토성’의 윤곽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파구는 풍납동 일대가 문화유산 보존에 따른 각종 규제로 주거 환경이 낙후되고 주민 불편이 누적됐다는 점을 들어, 야간경관 개선을 통해 여가·관광·안전이라는 세 가지 목적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낮의 유산을 밤의 풍경으로 확장해 체감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1단계(지난해 4월 완료)는 토성 최장 구간으로 알려진 동성벽 약 1㎞를 LED 투광등으로 비추고, 백제 수막새 문양을 적용한 볼라드등과 오브제 조명, 태양광 조명 등을 곳곳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단계는 ‘화룡점정’에 가까웠다. 남성벽에는 한성백제를 상징하는 그래픽 패턴과 ‘한성백제 풍납동’ 문구를 프로젝션 맵핑으로 투영했고, 서·북성벽에는 일정 간격의 LED 투광등을 연결해 전체 야경의 통일감을 끌어올렸다. 산책로 주변에는 수목을 비추는 업라이트 조명과 갈대 형상 오브제를 더해 자연 경관과의 조화를 노렸다.

구는 주민 생활권과 맞닿은 문화유산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빛 공해 저감에도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성벽이 낮은 구간에는 LED 대신 멀티폴 투광등을 적용해 주변 주거지로 새는 빛을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를 다듬었다.

조명 운영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하절기(3~10월)에는 19시부터 23시까지, 동절기(11~2월)에는 18시부터 23시까지 점등한다.

풍납토성은 백제 한성기의 왕성으로 거론되는 대형 토성으로, 일제강점기 1925년 대홍수 때 성벽이 드러나면서 유물 발견과 함께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현재 전하는 토성 가운데 규모가 큰 편이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돼 보존·조사가 이어져 왔다.

송파구는 이번 야간경관 조성이 풍납토성을 ‘자연·역사·도시 생활이 겹쳐지는 문화유산’으로 재해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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