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센터, 어르신 생애기록 인터뷰집 / 고창문화관광재단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의 어르신들이 걸어온 하루하루가 한 권의 기록으로 묶였다. 고창문화도시센터는 관내 만 85세 이상 어르신 12명의 삶을 담은 생애기록 인터뷰집 ‘살아온 날이 다 노래다’를 발간하고, 세대 간 공감의 언어를 지역의 역사로 남겼다.

전북특별자치도 고창문화도시센터가 지역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한 인터뷰집 ‘살아온 날이 다 노래다’를 발간했다. 이번 책은 세대 간 공감의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추진된 ‘고창 어르신 인생기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록의 공백’을 정면으로 메웠다. 한 분 한 분의 기억은 사라지기 쉬운 개인사로 끝나기 마련이지만, 센터는 이를 지역의 역사이자 공동체의 자산으로 끌어올렸다. 인터뷰집에는 관내 만 85세 이상 어르신 12명의 생애 이야기가 담겼다. 생활의 결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을 통해, 고창이 지나온 시간을 사람의 목소리로 복원했다.

“말투와 정서까지” 현장 방문 구술채록

기록 방식도 ‘현장형’이었다. 인터뷰는 어르신들의 생활공간을 직접 찾아가 진행됐고, 말투와 정서를 살린 구술체로 정리됐다. 문장만 남긴 것이 아니라, 호흡과 표정이 떠오르는 서사를 남기기 위해 채록 과정 자체가 ‘기록의 기술’로 작동했다는 평가다.

책 속 이야기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소박함이 오히려 묵직하다. 일상과 노동, 가족과 공동체, 전쟁과 가난을 지나온 경험들이 담겼다. 개인의 고백이자 시대의 증언이다. 누구도 대신 말해줄 수 없는 삶의 디테일이 고창이라는 지명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정명혜 책임기록자는 “어르신들의 삶은 곧 고창의 역사”라며 “이 기록이 다음 세대에게 질문과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록의 목적을 ‘미화’가 아니라 ‘성찰’로 분명히 한 대목이다.

이문식 센터장도 “이번 인터뷰집은 고령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 뜻깊은 성과”라며 “세대를 잇는 공감의 매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록이 책장 속에서 멈추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다시 읽히길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9일 출판기념회…어르신·가족·주민 함께

센터는 발간을 기념해 오는 29일 오후 1시, 고창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인터뷰에 참여한 어르신과 가족, 지역 주민이 함께해 ‘기록의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내는 자리로 마련된다.

초고령사회로 갈수록 지역이 잃는 것은 인구만이 아니다. 기억과 경험의 축적이 사라지면 공동체의 방향감각도 흐려진다. 이번 인터뷰집은 어르신들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지역의 시간을 증언하는 당사자이자 기록의 주체로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창의 오늘을 지탱한 이름들을, 이제는 지역이 제대로 불러야 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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