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믿음기자]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관광산업 활성화와 공동체 정착 기반 조성에 기여해 온 인물로 전지나이다(60) 씨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전지나이다 씨는 2000년대 초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국내로 귀환해 광주에 정착했다. 구 소련 붕괴 이후 심화된 민족차별로 유랑민의 삶을 겪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남편과 어린 자녀들을 동반해 조상의 땅으로 돌아왔으나, 초기 정착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착 초기 전 씨는 농촌 일용직 근로자로 생계를 이어갔으며, 당시 다수의 고려인동포가 방문취업비자(H-2)로 입국해 3년마다 출신국을 오가야 하는 체류 구조 속에서 언어·제도·체류 안정성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환경은 한국 사회 적응에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일용직 노동자에서 마을의 등불이 된 전지나이다(60) 씨/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이후 생활이 점차 안정되자 전지나이다 씨는 남편 전발레르 씨와 장녀 전올가 씨 부부, 장남 전블라직 씨, 차녀 전마리나 씨와 함께 공동체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고려인자율방범대, 고려인마을깔끔이봉사단, 고려인긴급의료비 지원 활동 등에 참여하며 마을 안전과 복지, 상호 돌봄 체계 강화에 힘을 보탰다.

특히 2013년 고려인마을이 생존기반 조성을 목표로 ‘고려인마을특화거리’ 조성에 나섰을 당시, 전 씨는 수익을 장담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려인마을카페 1호점을 개설하며 상권 형성과 관광 기반 마련에 앞장섰다. 이후 가족카페 운영이 안정화되자 고려가족식당을 개점했고, 최근에는 3호점인 ‘해피페밀리 식당’을 추가로 개설해 고려인마을 관광산업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단순한 영업 공간을 넘어, 고려인동포들의 국내 정착 과정과 자립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광객들에게는 고려인마을의 역사와 삶을 체험하는 거점 공간으로, 고려인동포들에게는 안정적 생계 모델의 실증 사례로 기능하고 있다.

전지나이다 씨는 경제 활동과 더불어 나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수술비와 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려인동포들을 돕기 위해 장녀 전올가 씨 부부와 함께 매월 의료비 지원 성금을 기탁해 왔으며, 현재까지 누적 지원금은 수억 원에 달한다. 이는 매월 가게 수입의 일부를 지속적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전지나이다 씨는 광주광역시와 광산구청이 수여하는 표창을 수상하며, 지역사회와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 모범 사례로 공식 평가를 받았다.

현재 전 씨는 고려인마을 지도자로 활동하며, 마을 내 범죄 예방과 공동체 환경 개선, 고려인특화거리를 중심으로 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 활성화에 헌신하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전지나이다 씨는 단순한 개인의 자립을 넘어, 공동체와 상생하는 정착 모델을 몸소 실천해 온 인물”이라며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나눔과 공동체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그의 노력은 앞으로 고려인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지역사회 상생을 이끄는 중요한 자산이자 모범 사례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믿음기자 sctm03@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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