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소순일기자] 남원시는 넓은 행정구역에 비해 인구가 8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감소지역이자 응급의료취약지역, 의료·분만취약지역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남원시, 공공보건 인프라 확충, 취약지역 의료안전망 강화[달빛어린이병원이 자리잡은 남원의료원)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남원시는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공공보건 정책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그 결과 남원형 공공보건 서비스 체계는 시민들의 체감 만족도를 높이며 전국적으로도 주목받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남원시는 소아 야간·휴일진료, 공공심야약국 운영, 의료취약지 원격협진사업을 비롯해 감염병 예방관리, 국민건강증진, 구강건강, 만성질환 관리,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치매 및 정신건강 관리까지 시민의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보건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왔다. 이러한 정책 흐름은 단편적인 사업 나열이 아니라 지역 여건에 맞춘 통합 보건의료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수상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남원시는 보건복지부 장관상 4개, 행정안전부 장관상 1개, 질병관리청장상 1개, 전북특별자치도지사상 6개를 수상하며 전국적인 우수성을 입증했다.

건강증진사업 종합부문 최우수기관, 국가 암 관리 사업 우수사례, 국가예방접종사업,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며 공공보건 정책의 내실을 보여줬다.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대응도 눈에 띈다. 남원시는 공중보건의사 감소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관리의사를 채용하고, 남원의료원과 순회진료 협약을 체결해 이백면에 주 2회 의료 인력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농촌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의료접근성 향상 역시 핵심 축이다. 남원시는 공중보건의사와 방문간호사를 연계한 의료취약지 ICT 원격협진을 통해 이동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진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비대면 진료 공적 플랫폼을 도입하고, 읍면 지역 거점 경로당 16곳에 전담 방문간호사를 배치해 사전 예약과 건강 측정, 상담까지 이어지는 찾아가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공공보건 인프라 확충도 병행됐다. 남원시보건소는 연면적 723㎡ 규모로 수직 증축을 완료해 민원과 진료 공간을 재배치하고 예방접종실을 확장했다. 구강보건실과 영양플러스실을 새로 갖추고, 재활운동실을 확장해 재활운동기구와 작업치료 장비를 보강하며 생활 밀착형 보건서비스 기반을 강화했다.

소아 진료 공백 해소를 위한 정책도 이어졌다. 지난 6월 개소한 소아 야간·휴일 진료센터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저녁 시간대 소아 진료를 담당하며 임실과 순창, 장수 등 인근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다.

하루 평균 14명 안팎의 환자가 방문하고 있으며 이용 만족도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남원시는 주말과 공휴일 전일 운영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공심야약국 운영을 통해 야간과 휴일에도 필수 의약품과 복약지도를 제공하며 의료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저출생 대응과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도 강화됐다. 임신 사전건강관리비와 난임 진단 검사비 지원을 확대하고, 출산 이후에는 출생축하금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으로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특히 관내 산후조리원 부재로 발생하던 원정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총사업비 137억 원을 투입해 전북 최초로 남원시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했다. 이 시설은 2026년 1월 12일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산모실 13실과 전문 관리 공간을 갖춰 달빛어린이병원과 연계한 생애주기 필수의료서비스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활권 중심 보건서비스도 확장됐다. 건강생활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 공모 선정 이후 조성돼 2025년 본격 운영에 들어갔으며, 체력 측정과 1대1 건강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센터 주변 환경 정비와 동선 개선을 통해 도시 활력 회복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예방과 대응 체계 역시 강화됐다. 남원시는 제1호 역학조사관을 임명하고 전 직원 대상 감염병 대응 교육을 의무화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였다.

대상포진 백신 지원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확대해 접종 부담을 줄였고, 고령층 예방접종률은 국가 목표를 상회하며 집단 면역력 강화에 기여했다.

맞춤형 통합건강관리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신체활동 실천율 개선을 핵심 지표로 설정해 집중 관리한 결과, 실천율은 1년 만에 4.8%포인트 상승했다.

구강이동진료차량을 활용한 찾아가는 구강진료 서비스는 경로당과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시민 호응을 얻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조기검진과 사례관리, 예방교육을 연계한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고, 24시간 스마트 건강·돌봄 서비스는 지원 대상을 300가구로 확대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남원시는 전북도 특화사업 고령자 건강 치유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2030년을 목표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건강 치유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남원시의 공공보건 정책은 의료취약지라는 조건을 넘어 지역 실정에 맞는 해법을 축적해 온 과정이다. 행정의 지속성과 현장 중심 접근이 결합된 이 모델은 지방 공공보건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