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구 자료사진(고창청보리밭축제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다시 한 번 ‘인구의 역주행’을 써내려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전국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통계’에 따르면, 고창군의 2025년 5월 생활인구는 4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1년 전보다 7만명 늘어난 수치로, 등록인구(약 5만8000명)의 무려 7배가 넘는 체류 인구 규모다.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반전은 이례적이다.
■ “고창, 사람이 몰린다”…생활인구 2년 연속 큰 폭 증가
고창군의 생활인구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2024년 봄철 평균 생활인구는 4월 36만명, 5월 35만명, 6월 32만명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5월에만 42만명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정점을 찍었다.
1분기(3월) 26만명에서 불과 두 달 만에 16만명 가까운 폭증세를 보인 셈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서도 고창은 전국 생활인구 증가율 상위권에 포함됐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성장세다.
■ 축제·스포츠·농번기 근로자 ‘3대 요인’이 생활인구 견인
전문가들은 고창의 생활인구 급증을 세 가지 핵심 요인으로 분석한다.
축제 효과
전국적인 인기를 얻은 ‘고창청보리밭축제’, ‘갯벌축제’ 등이 봄철 관광객 유입을 견인했다.
특히 청보리밭축제의 경우, 한 달간 방문객 100만명을 넘기며 ‘대한민국 대표 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 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
전국 유소년 축구·야구 대회, 대학·실업팀 전지훈련 등 체류형 스포츠 관광이 활성화됐다.
숙박·식음료·교통 분야의 경제 파급효과가 뚜렷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입
농번기 시즌에 맞춰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에서 온 근로자 수가 대폭 확대됐다.
체류형 외국인 인구 증가로 지역 상권 소비력도 강화됐다.
여기에 더해, 고창을 찾은 방문객 중 타 시·도 출신 비율이 75%에 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닌 ‘전국구 관광도시’로의 변화를 방증한다.
■ 고향사랑기부·사이버군민…“관계인구의 선순환”
눈에 띄는 변화는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창군에 따르면, 관광객과 방문객이 고향사랑기부금(3년 누적 17억2500만원)을 기탁하거나 ‘사이버고창군민’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구매량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군 관계자는 “단순 관광객이 아니라, 지역에 애정을 갖고 관계를 이어가는 ‘관계인구’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세계유산도시의 잠재력”…고창, 인구소멸 위기 돌파
‘생활인구’는 단순한 방문객 통계가 아니라, 한 달에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체류 인구를 포함한 종합지표다.
즉, 이 지표가 상승했다는 것은 지역 상권, 숙박업, 교통, 농가 일손 등 지역경제 전반의 활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세계유산도시 고창의 매력과 지역 고유의 콘텐츠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며 “생활인구 확대 정책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나는 고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관광·문화·농업이 균형 잡힌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람이 머무는 도시’로의 전환점
인구소멸 위기를 넘는 해법은 결국 ‘사람이 찾는 도시’에 있다.
고창군의 이번 통계는 단순한 숫자 증가가 아니라, 지역이 가진 자생적 회복력과 브랜드 가치의 증명이다. 축제와 농업, 스포츠가 결합된 복합형 지역경제 모델은 지방소멸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창형 생활인구 모델’이 다른 인구감소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수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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