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사시사철 김치원료 공급단지 착수 보고회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김치산업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원료 수급 불안”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고창군은 지난 11일 군청 2층 회의실에서 ‘사시사철 김치원료 공급단지 구축사업’ 건축 설계용역 착수보고회와 제1차 설계 자문회의를 열고, 사업의 첫 단추인 설계 단계에 공식 착수했다. 현장에는 설계 초기 핵심 구상과 더불어, 김치산업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김치산업 분야 전문가 5명’ 자문위원 위촉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사업은 대산면 산정리 일원에 총 320억원(국·도·군비 포함)을 투입해 저온저장시설, 절임·전처리 가공시설, 염수 재활용 시설 등을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목표는 명확하다. 김치산업의 원료 수급을 연중 안정화하고, 지역 농가와 중소 가공업체를 뒷받침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고창군이 ‘사시사철’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건 것도, 계절·기상 변수에 흔들리는 공급 구조를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 설계 착수보고 “절임배추 공장동 배치·저온저장 50동” 초안 공개
착수보고에서는 절임배추공장동 배치(안)과 50평 규모 저온저장고 50동 건축 계획(안) 등 설계 초기의 핵심 사항이 공유됐다. 설계의 방향은 단순한 ‘건물 짓기’가 아니라, 생산·저장·가공·물류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산업형 시설 구현에 맞춰졌다.
회의에서는 동선 효율성 확보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생산부터 저장, 가공, 출하로 이어지는 공정이 조금만 꼬여도 물류비와 작업비가 즉각 상승하고, 품질 관리 리스크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참석자들은 시설 배치의 타당성, 향후 운영·관리 체계, 친환경·스마트 설비 도입 가능성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처음 설계가 곧 운영의 성패를 가른다”는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 “현장 경험으로 설계를 잡는다”…김치산업 자문위원 5명 위촉
이번 회의의 또 다른 핵심은 ‘사람’이었다. 고창군은 김치산업 분야 전문가 5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설계 단계부터 실무형 자문체계를 가동했다. 자문위원들은 산업 동향과 현장 기술 경험을 기반으로 시설 규모 및 배치의 타당성, 절임·세척·냉장·포장 등 주요 설비 기능과 구성에 대해 실무적 의견을 제시했다. “현장을 모르면 설계는 도면에 갇힌다”는 경고가 반복되는 산업시설 분야에서, 시작부터 현장 전문가를 설계 테이블에 앉힌 선택은 사업 완성도를 좌우할 변수로 평가된다.
고창군수는 “사시사철 김치원료 공급단지 구축사업은 고창 김치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지역 농업과 중소 가공업체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핵심 프로젝트”라며 “초기 설계부터 자문단의 전문성을 충분히 반영해 완성도 높은 시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창군이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시설’이지만, 본질은 ‘시장 대응력’이다.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 농가는 가격 변동에 휘둘리고, 가공업체는 생산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반대로 저장·전처리·가공·재활용까지 체계를 갖추면 원가와 품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고, 지역 산업의 체질은 한 단계 올라선다. 고창군이 설계 단계부터 전문 자문단을 전면 배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관건은 한 가지다. 자문이 회의록에 머무르지 않고, 설계와 운영 기준으로 ‘실행’되느냐이다.
최진수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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