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극단 비브라토의 연극 「별의 무리 : Constellations」가 올 연말 신도림 오페라하우스 지하소극장에서 총 9회 공연을 진행한다.
원작 「Constellations」는 영국 극작가 닉 페인(Nick Payne)의 대표작으로, 양자역학의 ‘다중우주’ 개념을 한 연인 관계에 끌어와 풀어낸 2인극이다. 닉 페인은 이 작품으로 2012년 이브닝 스탠다드 연극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최연소 수상자로 주목받았고, 이후 올리비에상 후보에 오르며 영국 현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은 양자물리학자 ‘마리안’과 양봉가 ‘롤란드’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첫 만남에서부터 다툼, 이별, 재회, 청혼, 병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삶을 수십 개의 평행 우주로 변주한다. 같은 장면이 미세하게 다른 대사와 감정으로 반복되며, 선택 하나가 인생의 궤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그때 다른 말을 했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다면’이라는 상상 속 갈림길을 실제 무대 위에 펼쳐 보이는 형식이다.
정영돈 연출은 이번 비브라토 버전 「별의 무리 : Constellations」에서 일부 장면의 시간선을 과감히 뒤집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겉으로는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IF 시나리오가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이미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이 겹치고 흩어지는 세계를 그리고 싶었다”며,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처럼 끝없이 반복되는 순간 속에서도 결국 다시 사랑과 운명을 선택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닿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네 배우가 더블 캐스팅으로 오른다. ‘마리안’ 역에는 유하영·김민정, ‘롤란드’ 역에는 박진현·정우근이 출연해 각각 다른 호흡과 온도의 커플을 선보인다. 유하영–박진현, 김민정–정우근 두 조합이 번갈아 무대에 올라, 같은 장면을 전혀 다른 결로 풀어내며 관객에게 다층적인 감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극단 이름 ‘비브라토(Vibrato)’는 음악에서 음을 떨리게 해 감정을 전달하는 연주 기법에서 가져왔다. 모든 존재가 진동하고, 그 떨림이 파동처럼 번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일상의 미세한 흔들림을 연극 언어로 번역해 관객과 나누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비브라토는 그동안 「어니스트 : 진지함의 중요성」, 「출구없음」, 「세레나데」 등을 선보였으며, 이번 「별의 무리 : Constellations」를 네 번째 레퍼토리로 선택해 2025년을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내세웠다.
공연은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평일(월~금)은 오후 8시, 토요일과 24일에는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진행되며, 일요일 공연은 없다. 관람 시간은 약 100분, 관람 등급은 만 14세 이상이다. 전석 3만 원이며, 예매는 NOL티켓 등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극단 비브라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과 예매 페이지 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극단 비브라토는 “수많은 평행 우주를 떠도는 두 사람이 결국 서로를 향해 걸어가는 여정을 무대에 올려보고자 했다”며 “각자의 선택과 후회를 떠올려 보게 만드는 시간, 연말에 자신과 관계를 돌아보는 작은 별자리 같은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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