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인증센터에서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체성분 측정을 하고 있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도심에서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이 체력이다. “건강이 재산”이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리지만, 막상 병이 생기고 나서야 절실함을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송파구가 이런 현실을 겨냥해 출퇴근길에 들를 수 있는 ‘체력 주치의 공간’을 열었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10일 송파구보건소 3층에 ‘서울체력9988 송파구보건소 체력인증센터(이하 체력인증센터)’를 공식 개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체력 측정과 맞춤형 운동처방, 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공공 체력관리 거점이 송파 한복판에 자리 잡은 것이다.
체력인증센터는 국민 체력 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국민체력100’과 서울시 ‘서울체력9988’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혈압·체성분·근력·심폐지구력 등 기초 체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개인별 운동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건강검진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장치라면, 체력인증센터는 질병에 다가가기 전에 체력을 끌어올리는 ‘선제적 방어선’에 가깝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원칙을 생활 속에 옮겨놓은 셈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입지다. 센터는 송파구청 바로 옆 송파구보건소 3층에 자리하며,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역에서 걸어서 2~3분이면 닿는다. 잠실역은 하루 평균 15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수도권 대표 환승 거점으로, 서울 도심과 경기 동남권을 잇는 핵심 교통 허브다. 지하 환승센터인 ‘잠실광역환승센터’와도 맞닿아 있어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대중교통을 타고 오가다 잠시 들르기 좋은 구조다. 출근 전 30분, 퇴근길 1시간만 투자해도 주기적인 체력 점검과 상담을 받기 충분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센터 내부는 총면적 140.9㎡ 규모로, 체력측정실과 운동처방실, 탈의실 등이 기능별로 나뉘어 있다. 혈압측정계와 체성분분석기, 악력기, 윗몸일으키기 측정기, 제자리 멀리뛰기 장비 등 다양한 측정 도구가 갖춰져 근력·근지구력·유연성·심폐지구력 등 전반적인 체력 요소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 단순히 “운동을 좀 하셔야 한다”는 식의 막연한 조언이 아니라, 수치와 지표를 기반으로 개인의 체력 수준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측정이 끝나면 전문 건강운동관리사가 결과를 토대로 1대 1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연령·직업·생활습관·운동 경험을 함께 고려해, “주 3회 30분 걷기” 같은 단순 권고가 아니라 어떤 강도로, 어떤 순서로, 어떤 종목을 병행할지까지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서’도 발급돼 본인의 체력 수준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길 수 있다. 건강관리의 출발점을 설정하고, 이후 변화를 확인하는 일종의 ‘체력 이력서’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용 절차도 간단하다. 체력 측정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손목닥터9988’ 앱을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해 송파구민은 물론, 잠실역을 거쳐 출퇴근하는 타 지역 직장인들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청년층은 자신의 체력 기준점을 확인하는 계기로, 만성질환이 걱정되는 중장년층에게는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출발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방문하는 직장인, 오전·오후 여유 시간을 활용하는 자영업자·주부 등 다양한 생활 패턴을 고려한 운용이다.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하지만, 평일 상시 운영을 통해 ‘언제든 예약만 하면 들를 수 있는 동네 체력 주치의’에 가깝게 접근성을 높였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잠실역 일대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교통 요충지”라며 “출퇴근길에 잠시만 시간을 내면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비하려면 병원 진료 못지않게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협력해 생활권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체력 관리 역시 처음 한 번의 측정과 약속에서 시작된다. 송파구 체력인증센터가 시민들의 그 첫걸음을 돕는 출발선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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