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맛집들은 의외로 큰 역할을 한다. 맛집투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소문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의례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잘 차려진 상차림에 따른 만족감과 행복감은 지역의 좋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지 배가 고프면 아무리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어도 흥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먹는 즐거움, 먹는 행복감은 크다. 여기에 하나 더, 소문난 맛집에 친절한 인상까지 더한다면 그 좋은 이미지는 고스란히 지역에 대한 이미지로 새겨지기 마련이다.

함지박 전경


[시사의창 2025년 12월호=정용일 기자] “충주는 도심에서 아주 조금만 벗어나도 사방으로 맑은 강과 푸른 숲을 만날 수 있고 ‘모시래뜰’이라는 넓은 평야가 펼쳐진 친환경도시로 쾌적한 환경 탓에 흔히들 퇴임 후 와서 살기 좋은 도시라고들 합니다. 사람 살기 좋은 생태환경 친화도시는 물론이고 ktx, 충청내륙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을 기반으로 바이오헬스국가 산업단지, 수소, 이차전지첨단산업단지 등 양질의 산업시설이 조성되어 퇴직하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과 신혼부부들도 살기 좋은 도시의 여건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이번 충주시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관내 소상공인 함지박의 허옥 대표는 인터뷰에서 식당이나 음식의 맛에 대한 자랑을 먼저 할 법도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내내 충주시에 대한 자랑을 쏟아냈다.
허 대표와의 첫 전화통화에서 충주시 특집취재에 대한 내용을 접하면서 그 누구보다 기자의 방문을 미리부터 반겨준 주인장의 그 모습이 기자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다.
함지박은 충주종합운동장과 건국대학교의 옆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115석 규모의 식당이다.
처음 허 대표가 음식점을 시작하려고 하면서 무엇을 할까 고민했고, 바로 건강식으로 콩요리와 오리요리였다. 현재 우리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 청국요리와 한방을 깃들인 오리, 닭요리를 주로 하고 있으며,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건강식에 중점을 두고 시작한 만큼 너와 지붕을 얹은 소박한 분위기에 정성을 가득 담아 직접 만든 두부, 청국으로 하는 콩요리는 대성공이었다.
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저희만의 약재를 선택하여 육수를 내고 양념을 하는 한방오리 또한 손님들에게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얼마 전까지는 2000평 밭에 직접 농사를 지어 식재료를 저온창고에 넣어놓고 사용하였는데 밭농사는 겸손하게 꼭 허리를 굽혀야 수확을 하는지라 허리에 무리가 와 당분간 밭농사는 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 운영은 모두 가족이 모여 운영함으로 늘 같은 맛, 같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음식에 정성이 가득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허 대표가 식당 운영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궁금해진다.
식당은 종합산업이라고 다시 말문을 연 그는 “갖가지 재료를 준비해서 음식을 만들고, 서비스를 통해서 음식을 판매한다. 그것이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다 보니 다른 업종보다 경제적인 수익 이전에 어머니의 마음가짐이 늘 배어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재료로 자식을 먹이고, 부모를 대접한다는 정성이 깃들어져야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나눔이다. 수익에 일정 부분(몇%)을 지역사회 및 취약계층과 나눈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일도 더 보람 있고 영업도 더 잘되는 것 같다.”며 환하게 미소 지은 허 대표.
한편, 허 대표 부부는 둘 다 가톨릭 수도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사회생활을 하게 됐다.
돈 한번 벌어 본 적 없는 삶을 살다가 막연히 시골집으로 내려왔고, 그의 아내가 대학 때 음식에 대한 전공을 해서 시골집 사랑채를 수리, 지금의 함지박이라는 식당이 탄생하게 된 것. 뒤늦게 시작한 도전이었지만 건강한 맛에 사람들의 발길은 매일같이 이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함지박 허옥 대표


Interview 함지박-허옥 대표
Q. 외식업 종사자로서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저희는 충주종합운동장과 건국대학이 옆에 있어서 타 지역에서 온 학생, 가족과 각종 체육행사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지역 단골손님 외에 유동고객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요. 충주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새로운 산업단지조성, 신도시 주거지역 확충과 더불어 특히 활옥동굴, 중앙탑, 충주댐, 수안보온천 등의 관광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 외식업, 숙박업 등 관계 업종은 전에 비해 호황을 누리고 있지요. 하지만 외식업만 본다면 수요대비 점포수가 많은 편이라 노력과 변화 없이는 경쟁에서도 도태하게 되고, 외부 손님도 만족시키기 어렵겠지요. 지역은 물론이고 외부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마케팅 등 차별화 노력을 관이나 업주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충주는 ktx-이음 개통과 더불어 수도권에서 진입하기 좋은 광역 교통망이 갖추어져 있고, 충주tv가 90만 구독을 훌쩍 넘기는 등 어느 때보다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등을 통해 외부에서 가보고 싶은 충주로 변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에 걸맞은 상공인들의 자체 경쟁력 개발과 지자체의 자원정책이 뒤따라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국적으로 청년창업지원 정책은 수없이 만들어지고 지원도 많이 되고 있지만, 작은 업장 또는 고령화된 업장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갖추어 갈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더불어 같이 잘 사는 정책지원이 필요한 것이지요.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홍보, 판매 마케팅 등을 업주의 일로만 보지 말고 큰 틀에서 충주 발전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여 관에서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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