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 창=조상연 기자] 경기도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 시범사업’이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사례를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올해 10월 31일 기준 민간 106개, 공공 1개 등 총 107개 기업·기관, 노동자 3,0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일·생활 균형과 건강한 일터 조성에 나선 것이다.​

주식회사 인씨스 전경(경기도 제공)


보안 검색 장비 전문기업 ㈜인씨스는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 참여 이후 월~목요일 오후 5시,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주 35시간제’를 도입해 변화된 근무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11년째 근무 중인 황희훈 수석은 금요일 오후 3시 퇴근으로 자녀와 함께 귀가할 수 있게 되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진짜 가도 되나” 하던 초반 눈치가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조기 퇴근 문화가 정착됐다고 전했다.​

(주)인씨스 남현식 대표(경기도 제공)


인씨스는 창립 이후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신사옥 건립 과정에서 직원 의견을 반영하고,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출 지원 등 근무환경 개선에 투자해 왔다. 남현식 대표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탄력근무제에 이어 주 4.5일제를 도입했으며, 그 결과 동종 업계 대비 이직률이 낮고 직원 만족도와 조직 분위기가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 단축이 곧바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 황 수석은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지면서 업무 집중 시간이 뚜렷이 생겼고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밝혔고, 남 대표 역시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확실히 올랐다”며 시간은 줄었지만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금요일 오후 3시 퇴근으로 불필요한 회식 문화가 줄어든 것도 긍정적 변화로 꼽힌다.​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은 노사 합의를 통해 주 4.5일제, 주 35·36시간제, 격주 주 4일제, 혼합형 등 중에서 선택해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는 경기도 내 300인 미만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주 5시간 단축 기준)의 임금 보전 장려금을 지원하고, 기업당 최대 2천만 원 한도 내에서 업무 공정 개선 컨설팅과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비용도 뒷받침하고 있다.​

사업 초기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는 ‘직원도 회사도 모두 만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 대표는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외부 시선과 업무 공백을 걱정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직원과 회사 모두 제도에 적응하며 “직원들이 행복해하니 회사 분위기도 좋아졌다.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경기도는 이번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참여 기업 확대와 제도 보완을 추진해,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지역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로까지 효과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조상연 기자(pasa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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