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이 ‘공공형어린이집 지속확대’를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객석을 메운 600여 명의 보육교직원들은 한 손에 피켓을 들고, 다른 손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공공보육의 미래를 함께 걱정했다. 공공형어린이집만 지방 이양된 뒤 내년이면 국비가 끊길 수 있다는 소식은 현장을 한층 더 긴장시키고 있었다.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위정숙 회장(함안 은혜어린이집 원장)은 “우리 아이들을 가치롭게 키워야 한다”는 소신으로 공공형어린이집 지속 확대와 안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그는 유보통합이 영유아에게 더 나은 보육의 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공형어린이집이 국가책임보육의 핵심 인프라로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시설 통폐합이 아니라, 현장의 공공성을 지키는 제도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위정숙 회장이 거듭 언급한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경력과 전문성에 걸맞은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 둘째는 공공형어린이집을 지역 돌봄 허브로 키우는 지역공동체 연계 강화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처럼, 교사가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 때 공공형어린이집이 유보통합 시대의 모범모델로 서게 된다는 것이다. 위정숙 회장과 현장의 보육인들이 외치는 “공공형이 곧 대한민국 보육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도록, 지금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위정숙 회장(함안 은혜어린이집 원장)
[시사이ㅡ창 2025년 12월호=김성민 기자] Q.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회장으로서 비전과 역할은
A.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는 2011년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확충’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제30조의 2, 3에 근거하고 있으며, 설립 주체는 민간이지만, 엄격한 지정 기준과 체계적 품질관리를 통해 국공립 수준의 공공보육을 제공해 온 새로운 유형의 보육 인프라입니다. 회장으로서의 저의 비전은, ‘전국 어디에서나 공공형어린이집을 선택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질 높은 보육을 보장받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공공형어린이집의 공공성·전문성·투명성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도록 애쓰며
둘째, 현장의 의견을 정부·국회·지자체에 전달하는 정책 파트너의 역할과
셋째, 공공형 보육 교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으며, 공공형어린이집이 대한민국 공공보육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도록 책임감 있게 회장의 소임을 다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전공연의 계획은
A. 공공형어린이집은 출범 초기부터 까다로운 기준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건물 소유 형태, 부채 비율, 교사 전문성, 근속 기간, 급·간식비 지출, 취약보육 운영 등 16개 항목에 기반한 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이는 높은 공공성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연합회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공공형어린이집 운영성과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부모 만족도, 정원충족률, 보육의 질 지표 등을 자료화하여 국회 및 교육부와 소통하며 사립형 공보육의 모범 모델임을 근거 기반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공공보육의 핵심 인프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나가고 있으며, 민간과 국공립 간의 서비스 격차 해소에 기여한 성과를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토론회와 간담회를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설의 공공화보다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가 중요하다’는 이념 아래 공공형어린이집의 안정적인 운영 및 지속적인 유지와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셋째, 전국 네트워크 확대 및 지역학습공동체를 통한 역량 강화에 힘쓰며, 공공형어린이집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며, 전국 모든 지역이 함께 참여하는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공유하여 공공형어린이집 교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보육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정책 포럼 참가자들이 '공공형 지속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Q.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가 추진하는 역점사업 3가지만 꼽는다면
A. 1) 어린이집 보육의 질 향상
공공형어린이집은 지난 14년간 보육의 질 지표에서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여 왔습니다. 이는 까다로운 지정 기준과 지속적인 품질관리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형어린이집의 표준 운영모델을 개발하고, 발달 단계별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며, 안전·건강·환경 등 영역별 품질 기준을 강화하는 등 한국보육진흥원 중심의 전문 컨설팅을 확대하여 민간형 공보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수년 전부터 전국 모든 지역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현장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현장의 교사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공동으로 해답을 탐색하는 실천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연구논문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공공형어린이집의 진정한 저력 즉, 현장을 움직이는 전문성, 공동체를 통한 성찰, 유아 중심의 실천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25년 올해는 ‘영아 교육과정’이라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공공형어린이집이 함께 학습공동체를 결성하여 각 지역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표준보육과정의 방향성과 일치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교사, 원장이 함께 만들어낸 살아 있는 교육과정의 기록이 진행되고 있고 다시 한번 교사로서의 길을 되돌아보며, 우리 아이들의 배움과 삶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2) 교직원 처우 개선
공공형어린이집의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의 근본은 교사의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교사가 중요하고 교사의 처우가 중요할 것입니다.
공공형어린이집으로 선정되면 교사의 급여는 국공립 1호봉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 기준을 통해 양질의 교사를 채용할 수 있었고 퇴사율도 낮아서 보육의 질과 운영의 안정성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것은 열악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의지가 포함된 초기시점의 설계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교사의 급여를 해마다 연동하여 운영비 인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호봉을 적용한 급여의 상승은 요원해져 가고 경력 교사들이 지속적으로 1호봉을 받는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인건비 지원시설은 아니지만, 민간의 공보육 모델로서 인건비성 운영비 항목이 매년 국공립인상분과 연동되어 지원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이것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관계기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교사에게는 전문성과 경력이 쌓이는 만큼 자부심도 향상되리라 생각합니다.
공공형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처우 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고, 전문성과 경력을 인정하는 등 새로운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 부모 및 지역사회연계를 통해 지역보육공동체의 중심으로 도약
공공형어린이집은 지역보육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전국 2500여 개의 공공형어린이집은 전국을 중심으로 부모교육 및 생태전환활동 실천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확정하면 지역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하여 창의성 높은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타 지역과 연계해 부모교육을 정기적으로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간 생태전환프로그램에 부모 또는 지역사회기관과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지역사회 기반의 공보육 모델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한국보육진흥원이 주관하여 공공형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색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 내용으로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을 열게 되어 향후 더욱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공공형 어린이집 연합회 전국 이사회 모습.
Q.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의 유보통합 준비와 방향은
A. 유보통합은 단순한 제도 통합이 아니라 모든 영유아에게 동등한 수준의 교육·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첫째,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되어 지속적인 품질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토대로 높은 부모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은 유보통합 상향평준화의 모범모델로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둘째, 유보통합 과정에서 공공성의 약화와 현장에서의 혼란을 방지해야 합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2022년부터 지방 이양사업으로 내려와 여러가지 불안정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재정 상황에 따라 지원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어서 지자체의 시책사업 예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상향시켜야 하는 과제가 생겼습니다. 또한, 공공형어린이집의 지정과 취소를 결정하는 기준이 지자체의 창의성을 내세워 일원화되지 못하여 지역 간의 차이가 생겨나고 이에 따라 운영이 불안정한 상황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방 이양사업 선정 당시 2026년까지 공공형어린이집에 지원되는 운영비를 지역에 보존해 주었는데 그 기한이 내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국가균형발전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면, 지방 이양사업으로 내려와 더욱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지방자치의 목적에 역행하는 공공형어린이집 사업은 이 시점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책임보육에 입각하여 다시 교육부로 환원하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보통합으로 인해 통합전보다 통합 후에 민간어린이집의 공보육화의 폭이 대폭 늘어나야 하며 그 지름길이 공공형어린이집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유보통합은 ‘학부모 편의 중심’이 아니라 영유아의 발달 특성과 권리를 가장 우선하는 영유아 중심의 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은 이미 영유아 중심의 운영철학을 실천하고 있어서 통합 기준을 마련하는 데 핵심 참고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유보통합 과정에서도 공공형어린이집은 안정적 지원체계와 높은 품질의 보육으로 모범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통합기준 마련 과정에 공공형어린이집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혼란스러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여러 창구로 제시하고 공공형어린이집의 공공성에 대한 이해와 지원의 타당함을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설득하는 한편 공공형어린이집의 체계를 지속 보장하여야 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연합회 차원의 명확한 기준 제시와 정책 참여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공형어린이집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포럼 모습
Q. 향후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A. 공공형어린이집은 지난 14년 동안 대한민국 보육의 질을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해 온 대표적 공공보육 인프라입니다. 향후에도 공공형어린이집이 국가 공공보육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기반 마련과 공공형어린이집의 보육교직원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부모가 신뢰하고 아이가 행복한 공공보육 실현에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유보통합 시대에 공공형어린이집은 교육·보육의 품질을 높이는 국가적 핵심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것이며, ‘공공형어린이집이 곧 대한민국 보육의 기준’이 되는 미래를 향해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와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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