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공군 1호기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_연합뉴스)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 4개국을 도는 7박10일 일정을 마치면서, 경제·안보·외교 전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순방에서 체결·발표된 양해각서(MOU)와 공동선언, 정상 간 합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방위산업, 원자력, 인프라·교육·문화 협력까지 포괄하며, 한국 외교의 축을 중동·아프리카 ‘글로벌 사우스’ 쪽으로 확장하는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첫 방문국 UAE였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이 우선 참여하는 데 합의했다. 이 사업은 최대 5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세우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초기 투자만 30조 원 이상, 전체 규모는 15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스마트 항만·물류 등 후속 사업에 단계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정부와 업계에서는 “한국판 AI 도약 발판”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UAE와의 협력은 AI에 그치지 않는다. 양국은 인공지능·원전·우주·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7건의 MOU를 체결했고, 최소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방산 수출 협력 구도에 합의했다. 아크부대 파병과 개별 장비 수출을 넘어, 무기 공동개발·기술 이전·현지 생산·제3국 공동 진출까지 포괄하는 ‘완성형 가치사슬’ 모델을 구축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바라카 원전 건설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협력 모델과, 중동 최대 의료관광 송출국인 UAE에 ‘프리·포스트 케어 센터(PPCC)’를 세워 한국 의료기관 진출과 환자 관리를 지원하는 구상도 함께 담겼다.

두 번째 방문지 이집트에서는 인프라·무역·교육을 묶은 패키지 협상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장시간 회담을 갖고, 한국 기업이 3~4조 원 규모로 거론되는 카이로 공항 확장·운영 사업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 여기에 양국은 교역 기반 강화를 위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 준비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고, 기존 K-9 자주포 수출을 토대로 FA-50 경공격기 등 방산 협력 확대 방향도 논의했다.

이집트와의 협상에서는 교육·문화 분야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양국은 ‘교육 부문 협력 MOU’와 ‘문화 협력 MOU’를 체결하고, 직업훈련원·기술대학 설립 경험을 공유해 인적자원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수에즈 운하를 거점으로 한 물류 허브, 나일강 개발 경험과 한국의 산업화 노하우를 결합하는 ‘한강-나일강 경제 협력’ 구상도 공식화되면서, 중장기 투자 프로젝트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성남공항에 마중나온 정부·여당 인사들과 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개별 양자 회담보다 다자 외교 무대에서의 존재감 부각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 불안정과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 둔화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이 반도체·배터리·디지털 전환을 매개로 포용적 성장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각국 정상들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 AI 거버넌스, 인구구조 변화 등 의제에서 한국의 중견국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도 제시되면서, “형식보다 실질에 집중한 다자외교”라는 평가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마지막 순방국 튀르키예에서는 원전·방산·바이오를 묶은 ‘혈맹 패키지’가 합의됐다. 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약 100분 넘게 회담을 갖고 ‘한·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2050년까지 20GW 규모 전력 공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시노프 제2원전 사업에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하고, 부지 평가·규제 인허가·금융 구조 설계·사업 모델 수립을 공동으로 검토하는 원전 협력 MOU를 체결했다.

방산·에너지·보훈 분야도 대폭 넓어졌다. 알타이 전차 사업 등 기존 협력 사례를 토대로 전차·자주포·탄약 분야 공동 생산과 기술협력, 훈련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고, 튀르키예의 ‘혈액제제 자급화’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풍력발전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공동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해 원전·건설·보훈 등 각 분야 협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번 중동·아프리카 순방은 국내 여론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1월 17~21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5.9%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기관은 150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중동·아프리카 경제협력 MOU 체결 등 ‘세일즈 외교’ 성과가 지지율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준비된 외교, 실용외교의 성과”라며 UAE·이집트에서의 MOU 체결과 평화 외교를 일일이 열거하며 순방을 적극 옹호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중동은 한국 외교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방산·무역·투자·AI·원전 등 기존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새로운 산업 동맹을 구축하는 ‘기반 다지기’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귀국 이후 정부가 개별 MOU를 구체적인 투자·수주 계약으로 연결하고, G20에서 제시한 글로벌 아젠다를 국내 정책과 연계하는 속도가 이번 외교 성과의 실질적 무게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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