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짐의 미학 전병삼

[시사의 창=이두섭기자] 갤러리그림손에서 11월 13일(목) - 12월 8일(월)까지 전병삼 작가의 기획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2023년 초대전에 이어 두번째로 갤러리그림손에서 기획전시를 하는 전병삼 작가는 사진을 접거나 펼치기를 통해 사진의 대상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상과 이야기를 작업을 통해 풀어나간다. 2023년에는 자연이미지와 인물 사진을 접되 그것을 정중앙부터 돌돌 감아 거대한 원형의 사진 조각 형태를 선보이며 마치 끝없이 펼쳐진 우주 속에서 탄생과 사라짐의 시간과 과정을 보는 듯한 조형성을 나타낸 코스모스시리즈였다면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사진을 접어 위아래의 간격과 위치를 자유롭게 배치하여 리듬감과 율동감을 형성하였다.

접힌 단면은 같은 위치가 아닌 작가의 의도에 따라 유기적으로 높고 낮음이 교차하면서 새로운 조형적 공간이 만들어져 쌓인 작품은 입체등고선이나 땅 속 지층구조의 이미지를 형성하거나, 산수화의 풍경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사용된 사진 이미지는 색색의 나비 이미지에서 몸통과 앞날개가 만나는 넓은 중앙 부분이다. 이 부분을 수없이 접어 를 완성한 작품들은 작가에게 사진은 한순간의 기록이며 시간이다. 이러한 사진을 접는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순간의 기록이 사라지면서 비로소 새롭게 보이는 것들(존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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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직접 찍거나 AI를 이용하여 창조된 이미지들을 사용하기도 하는 전병삼 작가는 조각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회화, 설치, 오브제,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작업을 이어 왔다. 2014년, 미술계에서 통섭과 기술 융합이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그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융합형 인재 ‘호모크리엔스’로 선정되었으며, 2015년에는 철학자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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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로스트 시리즈, 2022년 REDREAM과 MOMENT, 이어 COSMOS, BLOSSOM, 그리고 이번 WAVE 시리즈까지, 작가는 매번 새로운 주제와 매체로 끊임없는 탐구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 WAVE 외에 패브릭을 이용한 접기 작업도 새롭게 선보인다. 패브릭 작업은 단순한 재료적 실험을 넘어, 작가의 창작 세계를 확장하고, 다음 전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된다. 이렇듯 다양한 작업과 위치에서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전병삼 작가는 사진 조각이라는 작업을 통해 ‘비로소 사라지면 보이는 것’에 대해 근원적이며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이번 갤러리그림손 기획 초대전, 전병삼 개인전에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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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삼 (현대미술가, b. 1977, 서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BFA, 2002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SAIC) MFA (Art and Technology Studies),미술석사, 2005

미국 얼바인 캘리포니아대학교 (UC Irvine) MS (Arts, Computation Engineering 전공), 2008 공학석사

설치작품

BARBERSHOP WONDERLAND 디자인베이징, 베이징, 중국.

BARBERSHOP WONDERLAND 유네스코 본부, 파리, 프랑스.

THE MEN WITH FIVE TONGUES 유네스코 본부, 파리, 프랑스.

THE MOMENT OF ENLIGHTENMENT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한국.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서울, 한국, 외 30여곳.

시사의 창

이두섭 기자 artistart5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