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이태헌 기자] 구인모 거창군수가 연일 3선 도전 의지와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과거 ‘재선까지만 하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과 군민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군정 운영과 군민 신뢰에 직결되는 만큼, 구 군수의 3선 도전 행보와 ‘재선만의 약속’ 주장 사이에서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2022년 군수선거 당시 김태호의원을 중심으로 구인모 최기봉 후보가 껴안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거창지역 주간신문인 『거창군민신문』이 20일 자 보도를 통해 “구인모 군수 3선 도전 걸림돌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내년 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최기봉 전 국회의원 보좌관의 주장을 전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보도는 구 군수가 과거 “두 번만 하고 안 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음에도 3선 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를 담고 있다.

『거창군민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기봉 씨는 구인모 군수가 2022년 재선을 위한 경선에 성공한 뒤 당시 국회의원과 최 씨, 구 군수 등 3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두 번만 하고 안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주장했다. 보도에는 “구인모 군수는 가는 곳마다 ‘3선 안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11월 19일 한 저녁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전언이 소개됐다.

또한 같은 보도에서는, 최 씨가 당시 국회의원이 “어제 내가 구인모하고 이야기 좀 했다. 다음에 기봉이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고 “구인모가 충분히 이해하고 잘 알겠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는 내용, 선거 이후 구 군수로부터 ‘내가 또(3선까지) 하겠느냐, 도와달라’는 취지의 요청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함께 인용됐다. 이와 함께 “최근 모 인사에게는 3선과 관련해 ‘그(재선만 한다는) 말을 주워 담았다’고 말했다”는 전언과, 이를 두고 “이미 한 말을 스스로 뒤집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소개됐다.

본지는 20일 오후, 관련 보도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최기봉 전 보좌관과 직접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창군민신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 씨는 “거창군민신문 보도는 대부분 사실에 부합한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제가 모셨던 당시 국회의원(김태호 의원)과 구인모 군수, 저와의 3자 대화 내용과 국회의원과 대화내용은 비보도를 전제로 한 이야기였는데 보도가 되어, 당시 국회의원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인간적으로 마음이 많이 부담스럽다. 시사의창에서는 이 부분을 부드럽게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최 씨는 통화에서 “재선 선거 당시 측근들 사이에서는 ‘재선으로 끝낸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했다”며 “선거 이후 구인모 군수에게서 직접 전화가 와 ‘내가 또(3선까지) 하겠느냐,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다만 특정 발언의 정확한 문구와 시점에 대해서는 ‘개인적 기억에 따른 주장’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군수선거 유세에서 김태호의원(가운데)이 구인모 최기봉 후보 손을 맞잡고 있다.

한편 구인모 군수는 지역 여러 자리에서 “3선 안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져, 최기봉 씨 등의 주장과 엇갈리는 상황이다. 다만 해당 발언들에 대한 구 군수 본인의 구체적인 설명과 경위는 아직 언론을 통해 상세히 전해지지 않은 상태다.

본지는 보도의 공정성과 균형을 위해 20일 오후 구인모 군수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거창군민신문 보도 및 최기봉 씨의 주장과 관련해 시사의창 취재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추후 구 군수 측에서 공식 입장이나 반론을 전해 올 경우,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별도 보도를 통해 상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3선 도전 자체의 정당성 여부를 넘어, 과거 ‘재선까지만 하겠다’는 취지의 말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의미와 이후 입장 변화의 과정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수렴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군정 방향과 군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적 유불리와 무관하게 ‘말의 무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직자의 약속이 선거 국면마다 상황에 따라 쉽게 달라진다면, 군민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반면 “정치 환경과 군정 현안이 바뀐 만큼, 3선 도전 여부도 그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해, 향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인모 군수의 3선 도전 행보와 ‘재선만의 약속’ 관련 주장이 맞부딪히는 가운데, 지역사회가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닌 정보 확인과 설명 책임, 그리고 공직자의 신뢰를 기준으로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이태헌 경남취재본부장 arim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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