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서울 송파구가 ‘아동학대 예방주간’을 맞아 롯데월드 일대 거리 캠페인부터 관계자 교육, 우수사례 확산까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입체적인 대응에 나선다. 단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신고 체계 점검과 전문가 교육, 현장 사례관리 강화까지 연계해 ‘학대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행보다.
송파구는 11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시작으로 25일까지를 ‘아동학대 예방주간’으로 정하고 집중 홍보에 들어갔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은 아동의 안전한 성장과 권리 보장을 위해 2007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기념해 온 날로, 아동학대를 범죄이자 사회 구조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상징적인 시점으로 자리 잡았다.
핵심 행사는 11월 24일 진행되는 거리 캠페인이다. 구는 같은 날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구역 중 하나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입구 일대에서 ‘아동학대 예방 합동 캠페인’을 전개한다. 서울동남권아동보호전문기관, 송파경찰서 등 지역 아동보호 관련 기관 관계자 40여 명이 함께 거리로 나와 시민들에게 아동학대 유형, 신고 방법,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 대처가 아닌, 주변의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선제적 개입이야말로 진짜 예방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구상이다.
캠페인 참여 기관들은 리플릿 배포, 현장 상담, 신고 절차 안내 등을 통해 시민들이 ‘의심이 들면 112’라는 기본 원칙을 자연스럽게 기억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체벌은 훈육’이라는 낡은 인식을 바로잡고, 정서적·방임·성학대까지 포괄하는 아동학대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 “보이지 않는 상처도 학대”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송파구는 거리 캠페인 이후, 실무자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교육도 이어간다. 12월 9일 송파구청 10층 ‘더라운지’에서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서울동남권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등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관계자 역량 강화 교육’이 열린다. 교육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행하며, ADHD와 아동학대의 연관성, 실제 사례 토론, 재학대 방지를 위한 가족 기능 회복 전략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이번 교육은 단순 이론 강의가 아니라, 학대 고위험 가정을 어떻게 조기에 발굴하고, 어떤 기준으로 긴급 분리와 보호를 결정하며, 사후에 어떤 서비스와 상담을 묶어 제공할 것인지까지 다루는 실무 중심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아동 보호는 단기간 성과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번아웃’ 관리가 정책의 핵심 인프라라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송파구의 이런 대응은 이미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주관한 ‘아동학대 예방·대응 사례 공모전’에서 송파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인 서영일 주무관이 ‘대상’을 수상했다. 서 주무관은 위험 가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긴급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담과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이어가는 ‘끊김 없는 사례관리’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은 11월 27일 열리는 ‘2025년 아동학대예방의날 기념행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아동학대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학대 정황이 반복적으로 포착되는 가정에 대해선 다양한 부서와 협업해 복지·교육·의료·정신건강 서비스를 한 번에 연계하는 통합 사례관리 시스템을 넓혀 갈 방침이다.
또한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교육 현장에서 아동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싫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프로그램을 늘리는 한편, 부모 대상 강의에서는 체벌 없는 훈육, 디지털 시대 양육 스트레스 관리, 위기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적 자원 안내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동학대 예방을 공동체 과제로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아동학대 예방은 행정의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책임감을 나눠 가져야 하는 과제”라며, 앞으로도 경찰·전문기관·학교·복지시설과 긴밀히 협력해 아동이 안전하게 존중받는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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