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 명이 참여한 ‘생활예술 축제’ 부안꿈의무대 / 부안군 문화재단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부안군문화재단이 주도한 「2025 부안 문화예술교육주간」이 전북특별자치도 부안 곳곳을 흔들어 깨웠다. 10월 31일부터 11월 7일까지 이어진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육 행사가 아니라, 주민이 스스로 배우고 직접 무대를 만들어낸 ‘생활예술의 실전 무대’였다. 참여 인원만 천여 명에 달했고, 관람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무엇보다 ‘주민이 주체가 된 예술’이란 명제를 실제 결과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예술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공연 프로그램은 총 3편. 하지만 그 무게는 그 수보다 훨씬 더 크다. 교육주간의 포문을 연 건 어린이·청소년이 합심한 창작 뮤지컬 [소원 문방구]였다. 10월 31일, 무대 위에 오른 이들은 전문 예술가가 아니었다. 그러나 무대는 아마추어의 어설픔을 넘어,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목소리로 만든 만큼 생생했고 힘이 있었다. 바로 이 점이 부안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똑똑히 보여줬다.

이어 11월 1일, 209명의 주민이 참여한 대규모 생활예술 공연 [부안꿈의무대]가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다듬이난타·연극·합창·훌라댄스 등 네 개 장르가 무대를 채우자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누군가는 무대 경험이 처음이었고, 누군가는 평생 품어왔던 꿈을 꺼내들었다. 그들이 올린 무대는 완성도와는 별개로, ‘지역 주민이 스스로 만든 예술 축제’라는 정체성을 한층 단단하게 만들었다.

천여 명이 참여한 ‘생활예술 축제’ 부안꿈의무대 / 부안군 문화재단 제공


교육주간의 마지막 밤, 11월 7일에는 꿈의 무용단이 선보인 현대무용 공연 [색색깔깔 내가 춤추는 세상]이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정기공연은 세 번째지만 완성도는 이전보다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이 함께한 만큼 동작에는 서툴음도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진심’과 ‘배움의 결실’이 무대를 꽉 채웠다. 800여 명의 관객이 이들 공연에 뜨겁게 화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색색깔깔 내가 춤추는 세상]이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부안군 문화재단 제공


공연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주간의 핵심은 주민의 일상과 예술을 잇는 체험 프로그램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예술공감 가가호호 체험부스’는 가족 단위 참여가 꾸준히 이어졌고, 점토푸드·미술심리·인두화·어반스케치·문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나, 도전 양성과정 체험부스]는 11월 1일 하루 동안만 300명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단순히 구경하는 축제가 아닌, ‘직접 해보는 예술’이 지역에 얼마나 강한 흡입력을 가지는지 현장에서 확인된 셈이다.

나, 도전 양성과정 체험부스 / 부안군 문화재단 제공


참여 주민들의 소감 역시 이번 행사의 성격을 정확히 말해준다. “무대에 직접 서 본 경험이 주는 성취감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마을과 주민이 예술로 묶이는 느낌이었다”는 반응은 부안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문화정책의 방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주민 스스로가 예술을 소비자가 아닌 ‘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술공감, 가가호호 체험부스 / 부안군 문화재단 제공


재단 관계자는 “이번 교육주간은 주민이 예술의 중심에 설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군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축제를 더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지역문화 활성화의 핵심이 ‘시민 참여’임을 확인한 만큼, 이를 본격적인 정책 방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전북특별자치도 부안은 오랫동안 농어촌 지역 특성상 문화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돼 왔다. 그러나 이번 교육주간이 보여준 변화는 단순한 ‘지역 행사’ 차원을 뛰어넘는다. 주민이 배우고, 주민이 만들고, 주민이 무대에 서는 구조는 지방 소도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문화 경쟁력이다. 이 경쟁력은 외부 예술인을 초청하는 사업보다 훨씬 지속 가능하고, 공동체 강화 효과도 크다.

부안군문화재단이 이번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하지 않고, 지역의 ‘생활예술 생태계’ 구축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미 주민들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부안의 문화예술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라 ‘주민이 주도하는 중심축’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이 스스로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강력한 일이다. 이번 ‘2025 부안 문화예술교육주간’은 바로 그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했다. 부안의 문화정책은 이제 눈앞의 행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흐름을 장기적 방향성으로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지역 공동체를 지키고, 더 강하게 만드는 길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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