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원광연 기자]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2025년 11월 1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레이 돌비 볼룸(Ray Dolby Ballroom)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로부터 아카데미 명예상(Honorary Oscar)을 수상했다. 데뷔 45년 만에 받은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다.
크루즈는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 네 차례나 정규 부문 후보로 올랐다. 1989년 《7월 4일생》, 1996년 《제리 맥과이어》로 남우주연상 후보, 1999년 《매그놀리아》로 남우조연상 후보, 그리고 2022년에는 제작자로 참여한 《탑건: 매버릭》이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이번 명예상은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첫 오스카의 순간이었다.
수상 배경에는 단지 ‘스타성’을 넘어선 영화인으로서의 총체적 기여가 있다. AMPAS는 공식 발표에서 “촬영 현장의 수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극장 경험을 지켜온 그의 놀라운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탑건》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에서 보여준 스턴트 연기뿐 아니라 관객과 직접 연결되는 극장 상영에 대한 신념이 인정받은 것이다.
수상 소감에서 크루즈는 어린 시절 극장에서 빛줄기를 따라가던 순간을 회상하며, 그때 느낀 세상의 넓음을 언급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의 지난 40여 년 연기 여정에 대한 요약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영화 인생에 대한 선언처럼 들렸다.
이번 수상은 상업영화와 액션 장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스트리밍과 디지털 플랫폼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크루즈는 끝까지 극장의 가치를 주장해 왔다.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 액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예술성과 기술, 인간의 육체성까지 녹여낸 그의 작업은 관객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크루즈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항상 관객 앞에 진심으로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연기는 언제나 관객을 향하고 있었고, 그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진정한 ‘영화인’으로 기억된다.
이제 오스카의 트로피를 손에 쥔 그는 다시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관객은 그가 다음엔 어떤 캐릭터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던질지에 대해 여전히 기대를 품는다. 그것이 바로 톰 크루즈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다시 극장에서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원광연 기자 win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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