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당시 프로그램 참가자 단체사진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대한배구협회(회장 오한남)가 한국 배구의 차세대 주역을 뽑아 이탈리아로 보내는 글로벌 유소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협회는 ‘2025년 배구 유소년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받으며, 국내 유망주들의 해외 실전 경험과 엘리트 시스템 체험을 전면에 내세운 육성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대한배구협회가 자체 기획·운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지원하는 공공 스포츠 육성 사업이다. 단기 전지훈련 형식의 해외 연수에 그치지 않고, 세계 배구 강국의 훈련 시스템과 문화를 직접 몸으로 익히게 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훈련은 2025년 12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이탈리아 몬차에서 진행된다. 선발 대상은 U16 연령대(2010~2012년생) 남자 선수 14명, 여자 선수 14명으로 총 28명이며, 이들을 이끌 전문체육 지도자 4명을 포함해 전체 32명이 최종 선발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탈리아 세리에A(1부 리그) 소속 명문 구단 ‘Vero Volley’와의 협업이다. 선발된 선수들은 Vero Volley 유소년 팀과의 합동 훈련과 친선 경기, 프로팀 연습 참관, 이탈리아 1부 리그 경기 직관 등을 통해 세계 최정상 배구의 리듬과 강도를 현장에서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영양학·심리학 등 선수 성장에 필수적인 이론 강의도 함께 편성해, 신체·기술·정신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이 사업은 이미 검증 단계를 거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배구협회는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유소년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을 출범시키며, 종별선수권 개인상 수상자들을 아시안게임 현장에 파견해 국제무대 경험의 초석을 다졌다. 2024년에는 일본배구협회와 손잡고 선발 선수들을 일본 국가대표 선수촌에 보내, 연령별 대표팀 감독에게 직접 지도를 받는 기회를 제공했다.
성과도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이어졌다. 2024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손서연·이서인(이상 경해여중), 박예영(천안봉서중) 등은 2025 아시아여자U16배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당시 프로그램에 지도자로 참여했던 이승여 감독은 이후 여자 U16 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탁되며,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성장 발판이 된 사례를 남겼다. ‘젊을 때 넓게 보고 뛰어라’는 스포츠계의 오래된 조언이 구체적인 결과로 돌아온 셈이다.
선수 선발 방식도 기존 학교·팀 위주의 추천 구조에서 벗어났다. 이번 프로그램은 선수가 직접 참가를 신청하고, 객관적인 평가 절차를 거쳐 최종 명단에 오르는 ‘선수 주도형’ 방식을 택했다. 협회는 이를 통해 유망주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스스로 기회를 잡으려는 자기주도성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선발 과정은 1·2차로 나뉜다. 1차 서류 심사에서는 경기 실적, 각종 대회 수상 경력, 연령별 국가대표 선발 이력 등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기본 경쟁력을 평가한다. 이후 11월 30일 천안봉서중학교에서 열리는 2차 실기 평가에서는 체력·점프력·스피드 등 신체·퍼포먼스 능력과 포지션별 배구 실기까지 세밀히 점검해 입체적인 전력을 가늠할 계획이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인재 육성 시스템의 한 축으로 바라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외 연수가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기준과 마인드를 갖춘 선수·지도자를 동시에 길러내기 위한 구조적 시도”라며 “앞으로도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파견과 견문 확장 기회를 계속 넓혀 한국 배구의 미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대한배구협회 #유소년배구 #유소년글로벌인재육성프로그램 #VeroVolley #이탈리아몬차 #U16배구 #배구유망주 #국가대표육성 #아시아여자U16배구선수권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