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소순일기자] 국가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가장 무거운 과제 중 하나다.

시사의창 전북동부취재본부장 소순일


수도권 집중, 지역소멸, 산업 편중, 인구 이동 등 복합적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방정부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역의 논리를 국가정책 속에 정확히 녹여내는 전략이며, 남원시는 지금 그 전략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2026년 국가예산 확보 과정에서 최경식 남원시장이 보여준 행보는 지방행정의 한계를 넘어선다.

국회와 기획재정부로 이어지는 수차례 방문은 행정적 절차의 수행이 아니라, 국가정책의 흐름 속에서 남원의 위치와 역할을 공식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실천이었다.

국가정책은 중앙의 문서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정책의 현실성을 설명하는 주체는 결국 지방정부다. 남원은 올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남원이 건의한 사업을 살펴보면 그 방향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경찰수련원 신축은 국가 치안 역량 강화라는 정책 목표와 연계되고, 첨단 드론스포츠 활성화 지원센터는 미래 항공기술과 청년산업 육성이라는 국가 신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도자전시관과 행복기숙사는 지방 교육·문화·정주여건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며, AI 기반 엑소좀 연구는 미래 바이오산업의 국가 경쟁력과 연결된다. 공공산후조리원 운영지원은 저출생 문제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를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기반이 된다.

이 사업들은 남원만을 위한 계획이 아니다.
국가정책의 목표와 지방의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국가-지역 공동 과제’다. 국가가 지향하는 미래를 지방이 함께 구축하는 구조, 이것이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이유다.

최 시장은 올해 반복된 국회 방문과 부처 면담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명확히 전달했다. 국가전략 속에서 남원이 수행할 역할을 제시했고, 그 역할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적 기반을 요청했다.

국회 상주반 운영과 지역구 의원실·전북자치도와의 공조도 이 같은 전략적 대응의 일환이다. 지방의 목소리를 중앙에서 들리게 만드는 과정이자, 지역 발전의 실질적 추진력을 확보하는 행정력이다.

지방자치가 성숙하려면 지방정부는 지역을 넘어 국가를 바라봐야 한다.
예산 확보는 남원의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단위 성장축 속에서 지역의 위치를 확보하는 정치이자 전략이다. 남원시장의 최근 행보는 이러한 의미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결과는 최종적으로 국회가 결정하겠지만, 올해 남원시가 쌓아 올린 과정은 이미 충분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움직이는 정부, 그 정부를 이끄는 리더의 의지가 행정의 힘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남원시는 지금 국가정책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흐름이 남원의 성장과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