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리 월드아트 오페라 단장,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장학금 100만원 기부 / 부안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부안에서 문화와 교육이 맞물린 의미 있는 기부가 나왔다. 재독 성악가이자 월드아트오페라 단장으로 활동 중인 에스더 리가 부안초등학교 관현악단 윈드오케스트라 방문을 계기로 부안군근농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금 100만 원을 기탁했다.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지역 인재의 성장과 교육 기반 강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었다.

부안군근농인재육성재단에 따르면, 에스더 리 단장은 지난 8일 부안초등학교 초청으로 관현악단을 만나는 과정에서 지역 학생들이 음악으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며 장학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음악은 국경을 넘어 마음을 잇는 언어이며 교육은 미래를 밝히는 예술”이라고 강조하며, “부안의 아이들이 세계와 만나 꿈을 스스로 확장해가길 바란다”고 소신을 전했다.

에스더 리 단장은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세계적 연출가이자 미술가인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의 배우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이끄는 월드아트오페라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28년에 걸친 대작 ‘니벨룽의 반지’를 국내에 선보이며 국내외 예술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또한 청소년 문화 예술 교류 프로그램을 꾸준히 펼쳐 차세대 예술가 양성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부안 방문에서 뜻깊은 흐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안초등학교 윈드오케스트라가 독일 베를린에서 교류 연주를 추진 중이며, 에스더 리 단장이 그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청소년들이 세계 무대에서 직접 연주하며 문화적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실질적 기회가 현실로 다가가고 있다.

권익현 부안군근농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은 “예술을 통한 나눔은 어떤 말보다 강한 감동을 남긴다”며 “기탁자의 따뜻한 뜻을 학생들의 미래로 온전히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안초 윈드오케스트라가 베를린에서 당당히 연주할 수 있도록 재단도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부했다.

기부는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그 파급력은 지역의 미래를 흔들 만큼 크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부안처럼 교육·문화 인프라가 넓게 확장되어야 할 지역에서 예술인의 자발적 후원은 ‘희망의 기폭제’다. 세대 간 교육 격차, 문화 접근권의 차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민간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이번 기부는 단발성 미담이 아니다. 예술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인재를 키우며, 인재가 다시 지역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의 씨앗이다. 에스더 리 단장이 던진 100만 원의 기부는 그저 장학금 항목에 이름만 남는 돈이 아니다. 부안 아이들의 세계를 넓히고, 지역 교육의 무대를 세계와 연결하는 실질적 첫걸음이다.

부안군과 교육 현장은 이러한 흐름을 단단히 받쳐줄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외부 예술인과의 지속적 네트워크,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되는 국제문화교류 프로그램 마련, 예술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체계적 지원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통과 품격을 지키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교육 기반을 만드는 것이 곧 지역을 살리는 길이다.

부안초 윈드오케스트라의 베를린 연주 추진은 지역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부안은 더 이상 ‘지방의 변방’이 아니다. 세계 무대와 만나고, 글로벌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그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시작점에 예술인의 용기 있는 기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기부를 계기로 예술과 교육, 지역과 세계를 잇는 움직임이 부안에서 더욱 힘 있게 전개되길 기대한다. 지역 미래를 밝히는 일, 그 책임은 모두가 나눠야 한다. 부안이 움직이고 있다. 그 움직임은 이미 세계를 향하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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