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갯벌 안내판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한국의 갯벌을 대표하는 핵심 거점으로서 세계유산의 위상과 기능을 제대로 드러내기 위한 필수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고창군은 국가유산청 세계유산 보존관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창갯벌 일원 8개 지점에 세계유산 안내판 설치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순한 표지판 정비가 아니라, 세계유산의 본질을 명확히 전달하고 고창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전략적 홍보 체계 구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창갯벌 안내판 / 고창군 제공


이번에 설치된 안내판은 방문객이 밀집하는 동호·만돌·하전 일대를 중심으로 세계유산 지주사인, 통합안내판, 생물종 안내판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진입 관문에 배치된 지주사인은 세계유산 지역임을 직관적으로 드러내 방문객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며, 통합안내판은 세계유산 개념, 지정 배경, 고창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체계적으로 설명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세계유산 정보’를 목표로 설계됐다. 아울러 생물종 안내판은 고창갯벌에 서식하는 대표 종과 생태적 특성을 시각적으로 정리해 탐방의 깊이를 더했다.

고창군이 이번 사업에 공을 들인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등재지 보존과 활용은 전면적 관리체계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유산 지역의 정보 전달 체계는 관광객의 동선과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무분별한 이용을 막고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 사이의 균형을 잡는 필수 도구로 평가된다. 고창군이 안내 체계를 정비한 것은 단순한 안내판 교체가 아닌, 세계유산 관리의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최순필 고창군 세계유산과장은 “이번 안내판 설치는 방문객들이 세계유산의 가치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주요 탐방 지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앞으로도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내·홍보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창군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유산 지정 이후 관리책임을 강화하려는 국가적 흐름과도 맞물리며, 지역 차원의 보존 리더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창갯벌은 이미 생태·환경·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갯벌의 상징적 구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세계유산이란 명칭은 ‘보전 책임’을 전제로 한다. 고창군이 이번에 마련한 안내 인프라는 그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첫 과업이며, 향후 보전정책·탐방환경·생태관리 등 종합운영체계의 정밀도를 더욱 높이는 기초가 될 것이다. 관광객 증가가 곧 환경 부담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고창군의 이번 조치는 보전과 이용의 균형을 잡기 위한 ‘전통적이고도 가장 정석적인 행정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고창갯벌 #고창세계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