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혁신당은 23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연합뉴스


[시사의창=정용일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당의 전면에 섰다. 오는 2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하며, 사실상 ‘추대 체제’로 2기 혁신당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출소 이후 기대에 못 미친 한 자릿수 지지율과 내년 6·3 지방선거 전략 수립이라는 현실적 과제는 여전히 그 앞을 가로막고 있다.

10일 오전, 조 전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는 국민의 외침을 받아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무너뜨렸고 정치검찰의 간판을 내렸다”며 “이제 과거의 조국은 뒤로하고, 새로운 조국으로 국민 앞에 다시 서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비상대책 체제에서 창당 2기로 전환하는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조국 체제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조 전 위원장은 출마를 앞두고 지난 6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는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형기의 절반만 채우고 출소했으나, 출소 직전 당내 성비위 사태가 불거지며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그 여파 속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조 전 위원장이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도 묵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그는 “정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출마 선언에서 그는 민주당과의 합당설을 일축하며, 국민의힘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 일각의) 설익고 무례한 흡수합당론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혁신당을 개혁에 강하고, 민생에 강하고, 선거에 강한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국민이 총선에서 한때 주셨던 마음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란 세력, 극우 세력인 국민의힘을 심판하겠다”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제로’를 만들고, 기초단체장도 반 토막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양당을 동시에 겨냥하며 “거대 양당의 독점 정치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혁신당이 정치적 ‘메기’가 되어 이 정치시장에 경쟁과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조국혁신당은 원내 의석수 12석으로 ‘제3당’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정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혁신당 지지율은 2.5%로, 의석수 3석의 개혁신당(4.2%)에도 뒤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혁신당은 4%로, 지난 반년간 2~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 전 위원장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아직 멀었다. 그러나 이제 바닥을 다졌다고 본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내년 6월까지 한 칸 한 칸 지지율을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7개월도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는 ‘조직전’ 성격이 강하다.

조직력과 지역 기반이 약한 신생 정당으로서는 출마자 확보부터 현장 지원까지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창당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당대표 구속, 김선민 권한대행 체제, 성비위 사건으로 인한 비대위 전환 등 잇단 내홍으로 인해 지방선거 준비가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중진 정치평론가는 “조국의 정치적 메시지가 강하긴 하지만, 지방선거는 ‘생활정치’의 무대”라며 “검찰개혁이나 내란척결 같은 거대담론만으로는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재 영입’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혔다. “당대표가 되면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하겠다. 기초의원에서 단체장까지,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며 “영호남 가리지 않고 전국 다인선거구마다 혁신당 후보 한 명씩은 세울 것이다. 그들이 바로 ‘정치 메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다 정해진 뒤, 가장 마지막에 결정하겠다”며 “어디선가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출마 여론조사를 돌리고 있다던데, 지금은 당의 전열을 가다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혁신당은 오는 23일 충북 청주에서 신임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다. 10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조 전 위원장이 당대표에 단독 입후보했으며, 최고위원 후보로는 임형택 익산 공동지역위원장, 정춘생 정책위의장, 정경호 전 한국로슈 노조위원장, 신장식 의원 등 4명이 등록했다.

정치권은 이번 전당대회를 ‘조국 체제 2기’의 출범으로 보고 있다. ‘추대’ 형식으로 사실상 확정된 당대표직을 통해, 조 전 위원장은 다시 한 번 혁신당을 자신의 이름과 결합된 브랜드로 세울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지지율의 회복, 조직 재정비,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의 승부다.

정용일 기자 city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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