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창 스마트 허브단지 착공식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고수면 일원에서 10일 열린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 착공식’은 단순한 지역 투자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3,500억 원 규모의 이 대형 프로젝트는 고창을 비롯한 전북 서남권의 산업 기반을 완전히 새롭게 뒤흔들 ‘변화의 기점’이자, 삼성전자의 물류 네트워크 전략 속 남부권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분기점’이다.
이날 착공식은 삼성전자와 고창군, 전북특별자치도의 협업이 결실을 맺는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심덕섭 고창군수, 조민규 고창군의회 의장, 윤준병·이성윤 국회의원, 김성수·김만기 도의원 등 주요 인사들과 지역 기관단체장, 군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시공을 맡은 동부건설의 허상희 부회장, 실시설계를 담당한 무영건축 송도근 사장, 감리를 맡은 한미글로벌 김용식 사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특히 고창 출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 착공은 고창이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중대한 계기이자, 전북 산업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고향 고창의 도약을 전 국민이 주목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축하를 전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는 고창신활력산업단지 내 18만1,625㎡(약 5만5,000평)에 건립된다. 이는 축구장 25개 규모의 방대한 면적으로, 최신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물류설비를 결합한 최첨단 물류센터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전국 물류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호남권 산업 전반의 물류 효율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당초 3,000억 원 규모로 계획됐던 사업은 실시설계 과정에서 첨단 자동화 설비와 친환경 인프라가 추가 반영되면서 3,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시공은 동부건설이 맡고, 설계는 무영건축, 감리는 한미글로벌이 수행한다. 완공은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완공 후 500여 명의 고용 창출과 함께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물류 흐름이 고창을 거점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 단지를 ‘스마트허브’로 명명한 것은 단순한 물류창고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 로봇 운반장비, 에너지 효율형 설비 등 차세대 물류산업의 첨단 요소들이 모두 집약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로봇 및 자동화 장비 기업들의 연쇄적 진출, 부품 납품망 구축 등 2차 산업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착공식 현장은 ‘고창 경제의 재점화’라는 상징으로 가득했다. 고창군은 공사기간 중 지역 내 건설장비, 숙박시설, 음식점, 주유소 등 관내 업체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시공사 역시 “지역 내 소비 순환구조” 조성을 원칙으로 세우며,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다시 지역경제로 환원되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약속했다.
삼성전자 고창 스마트 허브단지 착공식 / 고창군 제공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의 산업경제는 그동안 중소기업 중심의 내수형 구조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번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2년간의 공사 과정에서도 군 행정은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해결하며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착공이 단순한 시설 건립을 넘어, 고창의 미래를 바꾸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창이 산업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을 군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착공은 삼성전자만의 사업이 아니다. 이는 민선 8기 고창군의 핵심 전략인 ‘투자유치형 산업도시 전환’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고창군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이미 신활력산단에 입주 계약을 체결한 여러 첨단기업들의 투자가 속속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텍은 전력반도체 웨이퍼 소재 전문기업으로, 경기도 화성 본사를 두고 있으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창신활력산단 3만9,010㎡ 부지에 21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식품원료 제조업체인 ㈜에스비푸드는 올해 10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연말까지 설비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한때 운영 효율 저하로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고추종합유통센터’를 인수한 이 기업은, 식품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 브랜드 재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핵심 소재기업 ㈜손오공머티리얼즈는 9만8,418㎡ 부지에 1,630억 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연간 2만5,00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총 160여 명의 고용이 창출될 예정이며, 완공 시 고창은 국내 주요 에너지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게 된다.
고창군은 ‘기업하기 좋은 고창’을 만들기 위해 행정 전반을 기업 친화형으로 개편하고 있다. 2023년 삼성전자와의 첫 만남 이후 전담 인력을 배치해 각종 인허가 및 절차를 신속히 처리했고,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과감히 없애는 ‘원스톱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공장 가동 이후 예상되는 근로자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덕산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1,0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산단 인근의 200세대 규모 청년·근로자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진행 중이다. 심 군수는 “기업 유치는 단지 공장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산업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근로자의 주거·복지·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살고 싶은 산업도시 고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고창 스마트허브단지 착공은 단순한 기업 투자가 아닌, 전북특별자치도의 산업 균형발전과 지역 분권의 실현이라는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삼성전자가 지방에 전략적 거점을 구축한 것은 ‘지방균형성장의 현실적 모델’로 평가된다.
이번 착공은 전북특별자치도와 고창군이 보여준 인내와 신뢰, 그리고 행정의 실무적 역량이 낳은 성과다. 2027년 완공 시, 고창은 전북 서남권의 산업·물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성장축이 새롭게 재편되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삼성전자가 뿌린 3,500억 원의 씨앗은 단순한 건물 몇 동이 아니다. 이는 지역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청년의 일자리를 만들며, 전북 서남권에 새로운 산업 DNA를 심는 ‘혁신의 종자’다. 행정의 진심, 기업의 기술력, 군민의 협력이 하나로 맞물릴 때 고창은 더 이상 ‘변방의 농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새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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