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에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알려진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현장 경험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주체로 기능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중소기업은 전체 제조업체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용 측면에서도 전체 제조업 고용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곧 국민 다수가 중소기업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기계·전자·자동차 부품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이들의 기술력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생산라인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부품 하나, 설비 하나에도 정밀함과 노하우가 필요한 제조 현장에서 중소기업의 존재는 대체 불가능하다. OEM 방식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서 중소기업의 숙련된 기술은 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로 평가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도 글로벌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중소 협력업체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사의창 2025년 11월호=정용일 기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높은 기술력으로 무장한 우량 중소기업들은 각 지역의 고용창출과 더 나아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기도 한다. 전국 지자체들이 우량중소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지방경제 취재 대상 지역인 경남 의령군에는 지역의 대표적 우량 중소기업인 솔토엔지니어링이 위치해 있다. 솔토엔지니어링은 2016년 10월 창업하여 철도차량 케이블 하네스모듈을 생산하는 회사로서 현재 현대로템을 주거래 업체로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 ,호주 퀸즐랜드 전동차, 대만 타이페이 전동차, 이집트 카이로 2~3호선 전동차 케이블 하네스를 전문 제작하여 공급하고 있다.
지방 소도시는 대기업의 직접 투자가 드문 탓에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지역에 소재한 우량중소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높은 기술력과 안정성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지역에 뿌리내리며 고용을 창출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경제적·사회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만 봐도 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현재 솔토엔지니어링은 창업 이래 10년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구성원의 90%이상이 의령군에 거주하는 등 지역 고용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사무실 인원의 50%는 현지 지역학교 출신으로 최대한 지역 구성원 채용을 우선 가치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아주 단순하게 본다면, 지역사회를 위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지역 고용창출 만으로도 그 역할에 대한 기본 이상은 한다고 봐야 한다. 또한 이는 바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남성현 대표는 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안정적인 고용이며, 사회적 의무는 지속 가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자체는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양질의 인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인력 감소 문제를 가장 급선무로 해결하고, 기업은 양질의 일자리와 기술 개발을 통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지자체와 지역기업의 상생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남 대표는 철도 차량 케이블 하네스 모듈은 25m 정도의 장대물로 제작 시 적당한 예산 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공장 확보를 우선 고려해야 했던 상황에서 의령에서의 창업 시 의령군의 세제 지원 또한 구성되어 있어 의령군에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자들을 배출한 의령의 높은 기세를 자양분삼아 일류기업을 향해 오늘도 힘차게 정진하고 있다.
Interview 솔토엔지니어링-남성현 대표
Q. 의령군 기업인의 입장에서 해당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인구 감소 지역에서 인구 증가 지역으로 변화될 수 있는 도로 인프라 , 주거 환경 , 교육 특성화 등 많은 부분에서 살고 싶은 지역으로 변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작은 기업들이라도 유치하여 제품을 만들기 위한 가공, 부품, 도장, 도금 등등 임가공 기업 인프라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령은 비록 지방의 작은 소도시이지만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지역민들도 참 수수하고 좋으며 먹거리도 좋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하기 좋은 여건이 하나하나 마련된다면, 의령이라는 도시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Q. 의령군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공단 지역에 근로자기숙사 지원, 공단 내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 많은 지원이 있으며, 더 좋은 것은 의령 군수님의 기업 간담회 개최 및 경제과에서 항상 공단 협의회를 방문하여 기업인들의 소리를 듣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소통한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해당 지자체의 수장이나 관계공무원분들이 항상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기업인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아울러 경남 의령은 삼성 , LG , 효성 등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자를 배출한 지역으로, 지역의 기세가 매우 특출나다고 느껴집니다. 그 높은 기세가 관내 기업인들에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Q. 이번 특집 보도건과 관련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당사의 경우 현대로템을 통한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니 해외 현지화 생산 범위의 증가(자국 기술이전요구, 인력고용, 제품사용 등)로 국내 공급 범위가 매우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국내의 기업 환경도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인력감소,인건비상승,공공요금상승,세금상승 등)에 처해있으며, 한국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인 고품질의 가격 경쟁력이 지금은 중국에도 품질과 가격 모두 따라 잡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안정된 고용이 보장되는 정말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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