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22년 9월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으며, 입법 취지는 고향에 기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기부 제도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상한액도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온 제도이기도 하다. 본지 취재진은 의령에서의 취재를 마친 후 서울로 복귀해 재경의령군향우회 권쾌상 회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마포에 위치한 향우회 사무실을 찾았다. 권 회장 역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그의 고향 의령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었으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의령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기자가 느낀 것은, 권 회장에게 고향 의령은 언제나 어머니의 따뜻한 품 속 같은 곳이자 언제나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지난 10월 18일 경기 양주시의 일영봉주르에서 개최된 창립 70주년 기념 한마음 체육대회
[시사의창 2025년 11월호=정용일 기자] 내가 나고 자란 고향, 현재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고장, 앞으로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살아가야 할 소중한 삶의 터전 등 전국 각 지역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해당 지역에 대한 다양한 사연과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짙은 사랑과 애틋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만난 권쾌상 회장 역시 그의 고향 의령을 향한 사랑만큼은 아무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권 회장은 고향사랑기부제도에 대해 중앙 Mass communication을 통해 알았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재경의령군향우회장 취임이후 상세히 알게 되었다. 해당 제도에 대해 인지한 후 재정적으로 힘든 지방 자치제의 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더 큰 이유는 글자 그대로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좋았던 것.
이번 특집 취재는 권 회장에게 고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가 된 듯 보였으며, 권 회장은 고향 의령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의령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되고 보잘 것 없는 도시 같지만 알고 보면 정말 많은 매력의 도시라 말하는 권 회장.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등전풍화와 같은 위태로운 임란 때 자진적인 의병은 의령인들의 기질을 볼 수 있는 단면이 있다. 즉 善에는 무한정 정을 베풀지만 惡에는 끝까지 싸우는 의병 정신이 의령인들의 기질이다. 불의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싸워서 불의를 타파하는 정신이 의령인의 기질이다.”
권 회장의 고향 자랑은 거침이 없었고, 그 야야기 속에서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권 회장은 “서울이라는 객지에 오랫동안 살다보니 가끔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첫마디가 ‘아∼우순경 사건’이라고들 말한다. 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고향 의령에 대하여 주어진 시간에 짧게 설명하면 모두가 감탄을 한다. 자랑거리가 너무 많다. 우륵, 초대 문교부 장관 한뫼 안호상 박사, 백산 안희제 선생 그리고 삼성 등등.”
전국의 수많은 지방 중소도시들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기술개발과 도시발전의 흐름 속에서 도시화의 과정을 거치며 옛 모습이 많이 사라져버린 지역들이 많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의령은 큰 변화 없이 옛 모습이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와 관련해 권 회장은 “의령은 예나 지금이나 아직도 낙후된 시골이다. 인근 시군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 참 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고향 의령이 준비 없이 너무 급격하게 산업화되어 도시화 된다면 감당 할 수 있는 것 보다 감당 못하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오히려 Slowly Slowly 도시화 되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세월이 지나도 언제나 가고 싶은 고향, 내 부모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는 고향 의령이 항상 그립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현재 이나교역의 대표이기도 하다. 100% 외국에서 기계를 수입하여 국내에 적기, 적소에 공급하는 수입업체인 이나교역은 1994년 1월 창립 후 31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서 쌓인 내공이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서 단순한 수입업체가 아니라 한국 내 수입판매, 마케팅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기업이다. 수요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밀 가공과 더불어 우주항공 산업에 이르기까지 이나교역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권 회장은 “주요 수입은 독일, 대만이며 회사 운영기간 동안 IMF, 리먼 브라더스 사태 및 코로나 사태 등을 겪으면서 어려움도 많았다”면서 “지금도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쉽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재경의령군향우회는 1955년 처음 발족하여 2025년이 창립 70주년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초대 회장으로 한뫼 안 호상 박사부터 23대 정원규 회장까지 21분의 훌륭한 회장님 덕분에 잘 운영되고 있으며, 15대 정영조 회장 때 자체 향우회관(마포구 성지빌딩)을 마련하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는 재경 의령군 산하 13개 읍면이 잘 조직되어 있으며, 수 천 명의 향우님들이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여 고향 의령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재경의령군향우회의 역할은 그들이 잘 조직되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창립 70주년 기념 한마음 체육대회가 지난 10월 18일 경기 양주시의 일영봉주르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출향인 Interview 재경의령군향우회-권쾌상 회장(이나교역 대표)
Q. 고향 의령군의 발전을 위해 해당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인구 절벽의 시대에 고향 의령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해서 각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인구 유입에만 관심사이고 정작 고향의 특성을 설리지 못하는 愚를 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문제입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인구에 비례한 통폐합이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농촌의 탈 인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추세입니다. 자기 고향의 특성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인구도 늘리고 도시도 발전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 오리라 생각합니다. 지자체에 바란다면, 의령이라는 특성을 살려 국내 곳곳에 널리 알리고 알차고 내실 있는 고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의령만 할 수 있는 리치리치페스티벌은 아주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의령이 갖춘 경쟁력을 잘 다듬어 보다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누구나 방문하고 싶고, 더욱 머물고 싶은 명품도시 의령을 만들어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의령군민들에게, 또는 전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의령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경향 각지에서도 고향을 사랑하고 의병정신을 가진 것처럼 어려울수록 슬기롭고 노력하는 의령인이 되기 바랍니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삼성은 잘 알지만 의령이라는 시골은 모를 것입니다. 한국경제의 심장 의령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출향 향우로서 저희 고향 의령을 생각하면 항상 든든하고 큰 에너지를 얻습니다. 고향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의령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의령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타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출향인들은 비록 몸은 고향에서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고향 의령에 있습니다. 우리 출향인들도 고향 의령의 발전을 위해 항상 응원하고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