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양 설명회와 투자 안내서에서는 ‘O년간 수익 보장’이라는 문구가 쉽게 눈에 띈다. 듣기 좋은 약속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보장 문구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된 사례는 생각보다 드물다. 분양 단계에서 제시된 수익 보장 약정이 시행사의 재무 악화·분양대금 유용·입점 지연 등 현실적 변수 앞에 무력해지는 경우가 반복되었다는 사실이 여러 현장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보장’의 의미를 좇기 전에, 그 보장의 재원이 어디에 있고 누가 책임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광화문역 인근 빌딩에 나란히 있는 저가 커피 매장 ©연합뉴스
[시사의창 2025년 11월호=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프랜차이즈 업계 통계를 보면 같은 기간 가맹본부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 기간 동안 가맹본부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약 7~8% 수준으로 하락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는 본사 수익성과 가맹점 수익성의 괴리가 통계로도 드러난다는 방증이다.
상가 투자에서도 비슷한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일부 신도시·집합상가에서는 계획 대비 실제 수요가 부족해 공실률이 빠르게 쌓였고, 결과적으로 권리금 하락과 임대수익 악화가 발생했다.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에서는 분기별·업종별로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으며, 소규모 상가·집합상가의 투자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준이었다는 보고가 반복되어 나온다. 이는 입지와 수요에 대한 보수적 평가 없이는 수익 추정이 쉽게 빗나갈 수 있음을 뜻한다.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연합뉴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가.
첫째, ‘보장’의 실체를 수치로 확인하라. 단순한 문구가 아닌 재원·예치·담보의 유무를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분양대금이 별도 예치 계좌나 신탁으로 관리되는지, 수익지급의 우선순위가 명시되어 있는지, 보장 이행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담보(예: 담보 설정, 보험, 연대보증 등)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라.
실제 많은 현장들의 사례에서 분양대금이 공사비로 전용되고, 그 결과 보장지급이 중단된 경우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보장’이라는 문구만 믿은 투자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 상권의 ‘실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숫자로 따져라. 신도시 집합상가 사례를 살펴보면 많은 현장에서 계획 수치와 실제 유동인구·상주 인구가 어긋나면서 공실이 누적되고 있다.
입지 분석 시에는 인구 통계(배후주거 인구, 연령·가구 구성), 유동인구(상권별 유동량), 경쟁 점포 수, 인근 대체시설(마트·대형상업시설 등)을 객관적 수치로 수집해 손익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단순히 ‘신도시’라는 이름만 보고 투자하면 공급과잉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셋째, 최악의 시나리오를 수치로 준비하라. 임대수익이 기대치에서 벗어났을 때의 현금흐름을 예측해 보라. 예컨대 예상 임대료의 20% 하락, 공실률 10%p 상승 등의 시나리오를 적용해 DSC(채무상환능력), 브레이크이븐 지점, 담보 회수 가능성을 수치로 점검하면 의사결정의 방향이 훨씬 현실적으로 보인다.
많은 경우의 피해자들은 대체로 이런 보수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낙관적 숫자들만 따른 경우가 많았다.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 또한 주의할 점들이 많은데, 쉽게 창업에 진입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영역에서도 본사 성장과 가맹점 수익의 괴리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통계는 한쪽이 커질 때 다른 한쪽은 작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가맹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가 관찰되었다.
한 조사에선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은 늘고 있지만,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이 3억 2,723만 원에서 3억 248만 원으로 약 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수치는 단순한 변동이 아니며, 산업구조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 수치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본사의 성장(가맹비·로열티·중앙구매 마진 등)이 가맹점의 수익 개선으로 자동 연결되지 않는 시장 구조가 고착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 메커니즘으로는 (1) 과도한 출점으로 인한 점포 간 매출 분산, (2) 본사의 비용 전가(지정 공급처·강제구매·광고비 부담), (3) 정보 비대칭(실거래 매출·해지율 등 핵심지표의 불충분한 공개)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피자 업종의 경우 본사의 공격적 출점과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본사 매출이 급증했지만, 개별 가맹점의 매출은 감소했다.
이로 인해 초기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점포가 다수 발생했고, 본사는 단기적으로는 로열티와 중앙구매 마진을 챙겼으나 장기적 가맹망의 건강성은 훼손되었다. 통계적으로도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매출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맹 희망자와 기존 점주가 취할 실무적 태도는 분명하다.
첫째, 정보공개서의 숫자를 교차 검증하라. 단순 평균치만 믿지 말고, 동일 브랜드 내 지역별·연령대별 매출 분포, 폐점률(해지율), 초기 투자 회수 기간 등을 확인해야 한다.
둘째, 공급계약의 가격·정산 주기·환불·교환 규정을 문서로 확보하라. 여러 사례에서 본사가 특정 소모품이나 원재료를 필수 구매품으로 지정해 가맹점의 비용부담을 높인 경우가 확인되었는데, 이 부분은 월간 고정비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셋째, 지역 보호와 출점 제한 조항의 실효성을 계약서 수준에서 확보하라. 형식적 조항만으로는 추가 출점을 막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나리오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이다. 가맹 계약 전에는 세 가지 이상의 수익 시나리오(낙관·중립·비관)를 작성해 권리금 지급 여부, 차입 규모, 손익분기점 도달 기간을 결정하라.
예를 들어, 낙관 시나리오에서 손익분기점이 12개월이라면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24~36개월로 잡고 그에 맞춘 유동성 확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 통계가 말해주는 평균값만으로는 실제 생존 여부를 동일하게 적용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가 투자에서나 자영업운영에 있어서 숫자를 통해야 가늠을 구체화 시킬 수 있지만, 숫자만 믿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늘 숫자는 내가 바라는 희망 숫자만을 볼 것이 아니라 혹시 이런 경우에는? 이라는 의구심이 있는 숫자를 대비시켜보는 방식이 필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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