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장통협)가 통합보육의 표준을 높이기 위해 현장 전문성 강화와 정책 연계를 앞세운 행보에 속도를 올린다. 올해로 창립 13년 차를 맞은 장통협은 회원 간 정보 교류와 사례 확산을 통해 ‘차별 없는 출발선’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명미 회장(부평맑은내어린이집 원장)은 통합교육의 핵심을 “현장 교사의 역량, 부모·지역사회의 신뢰, 제도 설계의 정합성”으로 꼽으며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장통협은 교육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실무 맞춤형 직무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통합보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 김명미 회장


[시사의창 2025년 11월호=김성민 기자] 10월 17일, 장통협과 (사)에듀케어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포용적 보육환경 구축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사)에듀케어 본사에서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체결일로부터 2년간 유효하며, 별도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동일 조건으로 2년씩 자동 연장되는 구조다.
양 기관은 △교육부 인가 온라인 특별직무교육(에듀케어아카데미) 협력 △현장 수요에 맞춘 보육 프로그램의 공동 개발·운영 △필요 사안에 대한 폭넓은 협력 △협력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의 보호 등을 골자로 명문화했다. 협약서 조항 하나하나는 현장의 지속가능성을 겨냥한다. ‘제도는 견고하게, 실행은 민첩하게, 평등한 출발선은 실질적으로’ 세 가지 축을 맞물리게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협약식 직후, 본지는 같은 장소에서 장통협 김명미 회장을 만나 통합보육의 현재와 다음 과제를 물었다. 유보통합 논의에서 장애영유아 지원이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 교사의 전문성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그리고 장통협이 제시하는 ‘현장 중심’의 해법은 무엇인지, 회장의 답변은 명확했다. 다음은 김명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 회장으로서의 비전과 역할은
A.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는 2012년 6월 19일 창립 이래, 장애영유아의 권리보장과 통합보육의 발전을 선도해 왔습니다. 회원 간 정보 교류와 협력, 교직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에는 특수교육 대상 영유아에 대한 통합지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육청 중심의 지원체계 일원화, 특수학급 및 통합어린이집 확충, 특수교사 채용 확대 등은 장애영유아의 평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유보통합 논의가 주로 비장애 영유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장애영유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지원체계가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통합은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장애영유아의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 모든 아이가 함께 자라는 통합보육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정책 제안과 현장 중심의 지원 활동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특히 급감하는 출생률 속에서도 장애위험 영유아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체계적 조기 개입과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현장이 함께 연대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 홍영주 사무처장(좌) 김명미 회장(우)


Q. 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향후 계획은
A.
협의회는 2012년 200여 개 기관으로 출범하여, 현재는 전국 1,045개소가 함께하는 전국 단위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2018년에는 장애아전문어린이집협의회 및 시민단체와 함께 ‘장애아보육·교육정상화추진연대’를 구성하여 장애영유아의 의무교육 실현과 제도개선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매년 정부와 국회에 정책제안서를 제출하고, 토론회·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보통합으로 인한 보육업무의 교육청 이관에 대비해 수도권 중심의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강화할 계획입니다. 각 시·도 지부를 활성화해 지자체 및 교육청과의 협의 구조를 체계화하고, 현장의 정책 제안 역량을 높여 지역과 중앙이 균형을 이루는 통합보육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회원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각 지역의 우수사례와 성과를 공유하며 ‘현장이 정책을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협의회’로 위상을 더욱 높이겠습니다.

Q. 보육의 질 향상·교직원 처우개선·부모 및 지역사회 연계 강화를 위한 계획은?
A. ① 보육의 질 향상

‘보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처럼, 양질의 보육은 교사의 전문성에서 시작됩니다. 장애아통합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뿐 아니라 특수교사, 장애영유아교사, 치료사 등이 함께 협력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전문교육 기회는 매우 제한적입니다.이에 협의회는 매년 전국 순회 원장 연수를 통해 정책 변화와 현안을 공유하고, 우수사례를 확산하며 개별화교육계획(IEP), 긍정적 행동 지원, 가족 지원 프로그램 등 현장 중심의 실질적 교육으로 교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통합보육 우수사례 공모전’을 통해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통합보육 문화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②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현재 많은 보육교직원들이 낮은 처우와 과중한 업무로 인해 현장을 떠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장애영유아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장애영유아를 담당하는 교사나 특수교사 채용은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협의회는 교사 1인당 장애영유아 비율을 1:2로 조정하고, 특수교사 배치 확대 및 근무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믿음으로, 교사가 존중받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개선에 힘쓰겠습니다.

③ 부모 및 지역 사회 연계 강화
협의회가 설립한 ‘위드유아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2019년부터 매년 부모와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엄마·아빠도 할 수 있어요’ 프로그램은 부모의 장애 이해를 돕고, 가정 내 지원 역량을 높이는 과정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복지기관·치료센터와 협력해 어린이집-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통합보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아이·부모·교사·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사단법인 에듀케어, 전국장애아동통합어린이집협의회 업무협약식


Q. 유보통합에 대한 준비와 방향은
A.
유보통합은 단순한 제도 통합이 아니라, 장애영유아의 권리 존중과 의무교육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간의 행정 조정이 아닌,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통합교육과정 마련, 교사 자격 기준의 일원화,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의 격차 해소를 통해 완전한 통합교육체계를 목표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 진단–평가–선정–배치의 일원화를 통해 장애영유아의 교육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현재 교육부 내 관련 인력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유보통합 이후 확대될 장애영유아 지원체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영유아정책국 내에 ‘장애영유아지원과(가칭)’를 신설해 전문 전담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편제 조정이 아닌, 장애영유아의 법적 권리와 의무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입니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정부와 현장을 잇는 소통창구 역할을 강화하고, 각 시·도 지부와 함께 유보통합 이후의 장애통합보육 모델을 구체화해 나가겠습니다. 유보통합 속에서도 장애영유아의 권리가 결코 소외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 제안과 연대를 이어갈 것입니다.


Q. 향후 협의회를 이끌어갈 포부는
A.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는 지난 13년간 장애영유아의 권리보장과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장애영유아 통합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다가올 유보통합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교육과 돌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변화 속에서 장애영유아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교직원·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통합 생태계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장애아통합보육의 중심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정책으로 바꾸는 힘이 되겠습니다. 모든 아이가 존중받고, 모든 교사가 행복하며, 모든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진정한 통합보육의 길을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가 굳건히 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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