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 2025년 11월호=정용일 기자] 해발 766m의 의령 한우산은 해마다 봄철 철쭉 군락지로 이름난 명소다. 정상 일대에 붉고 분홍빛으로 만개한 철쭉은 푸른 능선과 어우러져 장쾌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이곳의 ‘도깨비숲’으로 불리는 구상나무와 소나무 숲길은 일출 무렵,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른 새벽,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 도깨비숲에 들어서면 옅은 안개와 고요한 바람이 맞이한다. 철쭉이 군락을 이룬 언덕을 지나 숲속에 들어서면, 뒤엉킨 나무 줄기와 독특한 수형이 마치 도깨비가 장난을 치다 남겨놓은 듯 기묘한 형태를 띤다. 이 때문에 옛사람들이 신령스러운 기운을 느끼고 ‘도깨비숲’이라 불러온 것이다. 시간이 흘러 동쪽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숲길의 분위기는 급격히 변한다. 철쭉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꽃잎을 붉게 빛내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빛줄기는 나무 사이에서 굴절돼 황금빛 커튼을 만든다. 해발 1100미터 고지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아래로 펼쳐진 구름바다와 겹겹의 산 능선과 함께 어우러져 장대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촬영 : 2025년 9월 4일(목) 오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