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효문학상 수상자_이강원 작가 / 고창군 제공
[시사의창=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배출한 또 하나의 문학적 성취가 전국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5회 고창 신재효문학상의 영예가 이강원 작가의 ‘따오기의 아침’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단은 이병천, 김종광, 박영진, 이성아, 정지아 등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구성됐으며, 수상작에는 상금 5,000만 원이 수여된다.
‘따오기의 아침’은 전쟁과 질병으로 가족을 잃은 한 건축업자와, 고고학자로 살아가는 아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이다. 땅을 파는 ‘건축업자 아버지’와 땅속의 역사를 발굴하는 ‘고고학자 아들’이라는 대립 구도를 통해, 고창이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층위와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고창의 땅이 지닌 생명력과 인간의 기억이 겹쳐지며, 잃어버린 것과 지켜온 것의 의미를 통찰한 작품”이라며 “이강원 작가의 시선은 섬세하면서도 단단했다”고 평했다.
이강원 작가는 고창군 신림면 출신으로, 원광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 ‘아버지의 첫 노래’를 시작으로 ‘소년의 강’, ‘중정머리 없는 인간’ 등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지역과 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편, 고창 신재효문학상은 2021년 제정돼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다. 동리 신재효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고, 고창의 역사·문화자원을 소재로 한 문학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됐다. 수상작은 내년 2월 출판사 다산북스를 통해 정식 출간될 예정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이번 당선작은 고창을 떠난 자들과 고창을 지킨 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이보다 더 ‘고창적인 이야기’는 없다. 문학을 통해 고창의 정신과 자연,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창이 단순히 관광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향(藝鄕)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문학상의 의미를 넘어, 지역이 스스로의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자립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수도권 중심의 문학 생태계 속에서 지방문학의 독립성과 깊이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고창 신재효문학상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학의 뿌리가 지역에 있고, 지역의 이야기가 곧 나라의 이야기다. 고창에서 피어난 ‘따오기의 아침’은 단순한 한 편의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고창의 땅에서, 고창의 언어로, 고창의 정신을 쓴 기록’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문화가 중앙문단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강원 작가의 수상은 지역문학이 결코 주변이 아님을 증명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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