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소순일기자]
제2중앙경찰학교 입지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원시가 오히려 국회 현장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최경식 남원시장의 행보에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는 11월 4일(화) 서울 국회의사당 본관 앞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설립 촉구 결의행사 및 정책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고,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설립 필요성을 중앙정부와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대규모 연대의 장으로 마련됐다.


경찰청이 연내 발표 예정이던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선정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자, 남원시는 11월 4일 서울 국회의사당 본관 앞과 의원회관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설립 촉구 결의대회 및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박희승·윤준병·안호영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과 남원시민 2,000여 명이 참석해 남원 유치 열망을 드러냈다.

최 시장이 발표 연기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발표 지연이라는 공백기를 이용해 남원시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중앙정부에 ‘준비된 도시’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경쟁 후보지인 충남 아산 등 타 지자체가 물밑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남원은 공개적인 결집과 여론전을 통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둘째, 부지 유치를 넘어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정치적 메시지였다. 최 시장은 “국가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며,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설립은 그 상징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원이 지방도시를 넘어 ‘균형발전의 실험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셋째, 내년으로 미뤄진 발표 시점을 겨냥한 장기적 포석이다. 발표 지연은 곧 ‘기회’로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중앙부처, 국회, 언론을 상대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유치 명분을 체계적으로 축적할 시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국회 대토론회는 그 첫 단추였다.

또한 이번 행사는 지역 내부 결속의 의미도 컸다.

남원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한목소리로 결의문을 낭독하며 “국가균형발전과 경찰인재 양성을 위해 남원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외친 것은 중앙정부를 향한 압박이자, 향후 유치전에서 시민역량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국 이번 국회대토론회는 ‘지연’이 아닌 ‘기회’였다. 최 시장은 발표 연기라는 변수 속에서도 남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의 정치적 무게감을 확장시키는 전략적 행보를 선택한 것이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