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 경제, 특히 미국의 탈제조업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중략) 문제는 이후 노동력과 생산 요소들이 원활하게 재배치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소득 불균형 누적, 전통적인 제조업 일자리의 지속적 감소 등 여러 충격이 겹쳐 나타났고요. 이를 경험한 미국 유권자들은 결국 그 모든 원인이 '중국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본문 중에서-
이희옥 , 김영한 , 권석준 , 차태서 지음 ㅣ 한겨레출판사 펴냄
 
[시사의창=편집부] 2025년 6월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이 실시한 공동 기획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65퍼센트가 “미중 전략 경쟁과 갈등”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2기 정부 이후 더욱 첨예해진 미중 갈등을 대다수 국민이 직접 피부로 체감하는 것이다. 한국이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대립의 격화는 국가 전략 전반을 뒤흔드는 불확실성 요인이다.
이와 동시에 세계는 '기정학(技政學)' 시대로 진입하는 중이다. 지리적 환경이 아니라 기술 발전이 국제 질서를 결정짓는 시대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AI 분야는 이제 국가 생존과 직결된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 GPU 생산과 인공지능 칩에 대한 원천 기술이 없고, 그나마 비교우위가 있다고 평가받는 D램 반도체 분야마저 중국에게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히는 중이거나 이미 역전당했으며, 기술 산업 전반에 있어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중국의 동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으며, 그 속에서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한국이 맞닥뜨린 위기를 직시하며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시급한 문제의식 아래, 국내 정치·경제·외교·기술 분야 전문가 4인이 한데 모여 나눈 논의를 기록한 대담집이다. 성균관대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이 기획한 지식 콘텐츠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과 기술 산업 동향, 2025년 10월 31일 개최되는 경주 APEC 등 최신 흐름을 반영해 책으로 엮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현실주의나 지정학 등 기존 담론만으로는 명쾌히 설명하기 어려운 지금의 미중 관계를 비롯해, 한국의 실존적 위기인 공급망 문제와 AI 분야에서의 한계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동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뿐 아니라 개인의 생존 전략까지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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