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최진수기자] 고창문화도시센터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오늘날의 기후위기 대응과 결합시킨 이색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0일 저녁, 고창군청 앞 전봉준 장군 동상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청소년 기후위기 대응 실천활동(캠페인)’이 그것이다. 이번 행사는 영선중학교와 전북인공지능고등학교 재학생 17명이 직접 참여해 운영하며, 청소년 스스로 기후위기 문제를 예술로 풀어내는 주체적 현장이 될 예정이다.
문화도시센터, 고창청소년 기후위기 실천 캠페인 / 고창군
 
이 활동은 세계유산 기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그래서예술학교’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인간평등과 생명존중, 공동체 연대라는 동학농민혁명의 핵심 정신을 오늘의 환경문제와 접목해,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지는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이번 캠페인의 주제는 명확하다. ‘기후위기, 우리가 바꾼다.’ 청소년들은 직접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학의 시대정신을 21세기의 환경위기로 확장시킨다.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두 가지다. 첫째, ‘메시지를 찍는다(실크스크린 체험)’에서는 참가자들이 입던 옷이나 천가방, 손수건 등 면소재 제품에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이 담긴 기후위기 대응 문구를 직접 인쇄한다. 새 물건을 소비하지 않고, 낡은 옷을 되살리는 이 체험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환경 실천의 의미를 더한다. 둘째, ‘모양성제 축제장 플로깅(환경정화활동)’에서는 청소년들이 인쇄한 옷을 입고 축제장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다. 예술과 행동이 결합된 실천으로,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진다.
참여 방법도 간단하다. 현장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신의 오래된 옷이나 천가방을 가져오면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문구를 인쇄해준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의 실천이 일상 속에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문식 고창문화도시센터장은 “동학농민혁명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연대를 바탕으로 한 역사적 운동이었다”며 “그 정신을 오늘날의 기후위기라는 새로운 사회문제와 연결시켜 청소년들이 스스로 실천 메시지를 만드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활동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연대의 문화가 뿌리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체험행사가 아니다. 지역의 미래세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하는 실천의 장이다. 동학농민혁명이 외쳤던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사상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묻는 오늘의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절실한 메시지를 던진다.
고창문화도시센터는 세계유산 ‘고창읍성’을 기반으로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기관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고창은 단순히 ‘문화의 도시’가 아니라 ‘실천하는 문화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청소년들이 전봉준 장군 동상 앞에서 던질 메시지는, 과거의 정신이 현재의 위기를 넘어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중심에서 울려 퍼질 이번 캠페인은 지역 청소년들의 의식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시에 문화도시로서의 고창의 존재감을 전국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봉준 장군이 일으킨 혁명은 백여 년의 세월을 넘어, 이제 ‘기후위기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깨어나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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